[기고] 전명환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예부터 산불을 마주하는 산지기들 사이에서는 '아까시나무 꽃이 피면 산불이 끝난다'라고 흔히들 알아왔다. 하지만 최근 산불 현황을 보면 산불이 연중화 되면서 틀린말인 듯 싶고 이제는 아까시나무 꽃지고 느림보 대추나무 잎이 피고 나서도 산불 감시를 소홀히 할 수 없는 듯하다. 심지어 하늘의 비님도 질새라 한반도 대기는 건조함으로 가득하고 게다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영향 까지 더해 산불의 연중화 & 대형화로 이어지면서 올봄에는 50년 만의 최악의 가뭄까지 더해져 전국 곳곳에 동시다발적 중대형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3월 울진·삼척(10일간 219시간)의 산불은 2000년 동해안(9일간 191시간) 산불 이후 최대의 산림피해 면적과 진화 소요시간 등에서 산림청 산불통계작성 이후 최고의 불명예 산불로 기록을 경신했음에도 코로나 19방역이 풀린 탓인지 전국의 강산에서 크고 작은 산불은 여전히 그 위세를 떨치고 있다.

이번 사태로 우리는 재난이란 것은 이러한 코로나 19 등 감염병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크게 인지했을 것이다. 봄철의 건조함과 강한바람이 만나 작은 불이 몸집을 키워, 도깨비불처럼 산 이곳저곳에 불씨를 옮겼고 그로 인해 우리의 생활터를 순식간에 황무지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게다가 산불은 환경적으로도 다양한 피해를 입힌다. 탄소를 저장하던 나무가 타면서 대기 중으로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와 온실가스, 재등을 방출해 이산화탄소와 온실가스는 지구온난화를 더욱 심각하게하며 기후변화를 더욱 촉진한다. 이와 같이 산불은 ESG실천에 노력코자 하는 우리에게 수많은 좌절감을 준다.

이러한 산불의 대부분은 개인의 사소한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고 한 순간의 실수가 우리가 힘들게 수십·수백년 일궈낸 소중한 산림이 순식간에 재로 변한다. 우리는 6·25 전쟁이후 황폐한 민둥산을 녹화하고자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았고 수많은 공익을 제공하는 산림을 산불로부터 지켜내고자 힘을 모아왔다.

우리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예방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산불 또한 마찬가지다. '예방이 치료보다 낫다'는 외국속담처럼 사소한 예방수칙의 준수만이 우리 산림과 생활주거지를 지키는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전명환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전명환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피해 입은 산림은 본모습을 찾는데 100년이나 걸린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불필요한 소각행위를 멈추고 산림 인화물질을 제거하는 등 순간의 생각과 행동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국민들의 관심과 주의가 작은 실천으로 옮겨진다면 지금부터라도 산불에서 자연과 국민 모두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전국의 크고 작은 산불현장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고생하는 산불종사자의 헌신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더 이상 같은 사태가 재발 되지 않기를 다기 강조하며, 산불로 막대한 피해를 보신 산불이재민의 건강과 빠른 일상으로의 회복을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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