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투표 관련 자료사진. 본문과 직접적인 연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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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의 예술인들은 생계를 위협받고 고령화 돼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청북도와 충북문화재단이 지난 26일 '2021년 충청북도 예술인 실태조사' 최종보고회를 열었다. 실태조사는 지난 2021년 12월 9일부터 2022년 2월 11일까지 예술활동 등 7대 분야, 42개 항목에 대한 설문조사로 5천309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예술현장의 실태를 담아낸 첫 대규모 조사의 결과는 예상보다 더 참담했다.

충북 예술인은 코로나 19이후 총소득이 평균 1천437만원으로 조사됐다. 이중 예술활동으로 인한 소득은 평균 698만원으로 월 58만원 수준에 그쳤다.

60대 이상 예술인과 청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비율도 각각 41%를 차지했으며, 여성비율 58.4%, 전업예술인이라 하더라도 고용형태는 프리랜서가 71.8%를 차지했다.

예술인들이 느끼는 애로사항은 실질적인 문제와 한계를 그대로 반영했다.

창작·연습·발표·자료·예술인 커뮤니티 공간은 부족했으며 공간 대여절차도 까다롭고 공간을 장기 예약한 경우가 많아 신규 신청도 어렵다고 예술인들은 실태조사에서 성토했다.

이와 함께 예술인들은 예술분야 이외의 재교육에 있어서도 온라인 미디어 활용법과 홍보방법, 예산운용 순으로 필요성에 대해 피력했다.

예술인들의 이런 요구에 그나마 응답하고 있는 지자체는 청주시다.

지난 2월 충북시청자미디어센터와 업무협약을 맺고 지역 예술인 80여명을 대상으로 '예술인 온라인 영상제작 교육' 지원사업을 오는 10월까지 진행하고 있다. 교육비 전액을 지원하고 온라인 콘텐츠 영상 제작, 오디오 콘텐츠 제작, 메타버스 이해 등 교육 수료 후에도 개별 멘토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는 예술인들의 현황 뿐만 아니라 충북의 문화예술정책에 대해 바로미터가 될 다양한 시사점을 보여주고 있다.

문화예술현황을 정리하고 정책을 연구하는 충북문화재단 본연의 역할에 대해 환기시키는 동시에 전담기관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상기시키고 있다.

또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지속가능한 정책과 지원, 세대와 성별, 장애인과 다문화 등 현장에 대한 면밀한 조사도 이어져야 할 때다.

더욱이 고령화 돼 가고 있는 충북 예술 환경에 대한 논의와 대안을 마련하는 자리들이 수반돼야 한다. 이와 맥을 같이 하는 것이 예술대학 설치에 대한 공론화다. 예술고, 예술대학의 존폐위기의 현실 속에서 젊은 예술가 양성은 요원한 일일 뿐이다.

무엇보다 충북 예술인 스스로도 한정된 예산과 정책에만 의존하지 말고 건강한 예술생태계를 위한 각고의 노력들이 이어져야 한다. 충북예술을 논할 때 '자기 복제', '재탕' 등의 평가가 따라붙는 게 현실이다.

제8회 동시지방선거가 이제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문화예술 관련 의제보다 중요한 것이 지자체장의 의지다. 예술인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고 실현시킬 수 있는 진짜 일꾼을 가려 뽑아 진정한 문화 분권이 실현되길 다시한번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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