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김동우 논설위원

5월 31일, '가정의 달'의 마지막 날이다. 1993년 UN은 가정의 중요성 인식과 가족건강을 위해 5월 15일 '세계 가정의 날'(International Day of Families)을 제정했다. 우리는 이듬해부터 '세계 가정의 날'을 국가 차원에서 기념하기 시작했다. 2004년 5월을 '가정의 달'로 지정해 지금에 이른다.

'가정의 달'에는 가족 구성원과 관련된 기념일이 많다. 5일 어린이날. 8일 어버이날, 셋째 주 월요일(16일) 성년의 날, 21일 부부의 날. 어린이날(1920)은 어린이가 올바르게, 씩씩하게 자라도록 하기 위함이다. 어버이날(1955)은 부모 은혜에 감사하고 존경과 효심을 기르기 위함이다. 성년의 날(1973)은 사회인으로서 책무를 일깨우고 성인으로서 자부심을 부여하기 위함이다. 부부의 날(2007)은 부부관계의 소중함과 가정의 화목을 일깨우기 위함이다.

'가정의 달'의 백미는 '어버이날'이 아닐까? 어버이날 하면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효(孝)'다. '孝'는 '늙는다는 노(?)'와 '아들 자(子)'의 합성어다. '효도'나 '부모를 섬긴다.'라는 뜻이다. '?' 아래에 '子'가 있다. 아들이 머리가 헝클어진 늙고 쇠약한 부모를 업은 모습이다. 백발이 성한 노인과 어린이가 함께 노니는 모습이기도 하다. 늙은 부모를 업든 노니든 어른을 정성껏 모신다는 점은 분명하다.

효는 부모에 대한 공경을 바탕으로 한 자녀의 육체적 정신적 행위다. 부모 살아생전 공경하고 사후에는 정성껏 제사를 지내고 자식을 번식시켜 제사와 대를 잇기 위함이다. 효는 국산이 아닌 중국산이다. 최초의 문헌은 <서경(書經)>이다. 이 문헌에 "삼가 오전(五典)을 아름답게 하라"라는 구절이 있다. '五典'을 주희는 '오상설(五常說)', 맹자는 '오륜(五倫)'이라 각각 해석했다. 여기서 맹자의 해석을 따른다. 오륜은 부친(父親:아버지는 인자하다), 모자(母慈:어머니는 자애롭다), 자효(子孝:아들은 효도한다), 형우(兄友:형은 우애가 두텁다), 제공(弟恭:동생은 공손하다)이다. 이 중 '자효'가 으뜸이다.

김동우 YTN 청주지국장
김동우 논설위원

의 강도가 언제부턴가 약해지고 있다. 자칫 사라질까 두렵다. 요양원이 곳곳에 들어선다. 현대판 고려장(高麗葬)이 아닐까. 덩달아 요양보호사 학원도 부쩍 늘었다. 병약한 부모는 요양원으로 가는 중 자식의 무사 귀가를 위해 온 길에 표식할 솔잎 없는 것이 속 상한다. 이것이 모든 부모의 마음이다. 심지어 효에 치명적인 패륜범죄도 끊이지 않는다.

가정의 달 마지막 날. 스스로 효심은 남았는가를 잠시라도 생각해 보자. 가정은 영어로 'Family'다. 'Father and mother, I love you.'(부모님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의 첫 글자 합성어라 한다. 허투루 들을 얘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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