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박용현 농협창녕교육원 교수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첨단기술이 진정 필요한 곳은 바로 농업이다."

미국의 농기계 전문업체인 자미 힌드먼 존디어 최고기술책임자가 한 말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이른바 식량위기에 대한 공포가 현실화된 요즘 안정적인 식자재 생산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눈 앞의 미래가 된 데다, 신종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세계적인 식량 공급망 교란이 생기면서 안정적인 자원공급에 대한 불안감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국내 사정도 마찬가지인데 국내 밥상 물가만 봐도 국내 식량 관리가 시급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통계청의 조사에 의하면 올 2월 국내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농산물 시장 가격이 국제 가격흐름의 영향을 점진적으로 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국내 식료품 물가 상승이 더 가팔라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세계 인구증가에 따른 식량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토지와 가용노동력은 줄어들고, 생산성은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 빅데이터, 자율주행 등 기술로 그 격차를 극복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이러한 농업환경은 필연적으로 농업분야의 혁신을 재촉하고 있다.

농업분야의 혁신 중 가장 활기를 띠고 있는 분야는 바로 정보통신기술(ICT)에 바탕을 둔 스마트팜 조성사업이다.

스마트팜은 한 마디로 비닐하우스나 유리온실, 축사 등에 ICT를 접목해 원격·자동으로 작물과 가축의 생육환경을 적정하게 유지·관리할 수 있는 농장을 말한다.

스마트팜 조성면적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시설원예 분야의 스마트팜 면적은 2016년 1천912㏊에서 이듬해 4천10㏊로 커졌고, 2020년 5천985㏊로 계속 넓어졌다. 이로써 지난해까지 시설원예 분야의 스마트팜 면적은 총 6천48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팜이 작물 생육 및 환경정보에 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종 센서와 디지털장비 등을 통해 구현된다는 점은 크게 주목할 만하다. 농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새로운 유형의 비즈니스산업인 것이다. 이에 따라 스마트팜은 수요자인 농업 종사자와 기술공급자인 ICT업계 종사자 모두에게 미래의 새 먹거리로 각광을 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마켓앤마켓(MarketsandMarkets)은 전 세계 스마트 농업 시장이 2020년 138억 달러에서 오는 2025년 220달러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시장도 2020년 2억4천달러에서 2025년 4억9천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국내 애그리테크(Agri-tech) 분야의 경우 해외 농업 선진국에 비해 아직 발전될 여지가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저평가된 시장이라는 관점에서 오히려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정부가 빅데이터와 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팜 등 농업 분야의 디지털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점도 스마트 농업 분야에는 큰 희소식이다.

식량위기는 인류의 흥망과 직결된다.

따라서 농업인의 요원한 희망사항인 생산증가와 소득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스마트팜의 대중화는 더욱 절실하게 느껴진다.

초기자본이 많이 드는 등 소규모 농가가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점을 개선하기 위해 농협이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보급형 스마트팜은 그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박용현 농협창녕교육원 교수
박용현 농협창녕교육원 교수

또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홍보,청년농 육성과 함께 농업인 의식전환이 어우러진다면 스마트팜의 대중화는 요원한 꿈만은 아닐 것이다.

결국 스마트팜은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 기후변화에 따른 생산의 불확실성 문제, 품질 좋은 농산물 생산과 생산량 증대를 통해 농가소득을 높일 수 있어 더욱 적극적으로 보급을 늘릴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