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유기농데이(62day)'를 아시나요? 이날은 친환경농업인단체가 유기농업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친환경농산물 소비를 촉진하고자 2006년부터 유기농과 발음이 비슷한 6월 2일을 유기농업 기념일로 지정한 날이다. 

올해 유기농데이에는 ESG경영활동 실천의 핵심인 탄소중립을 실현시키는 친환경농업의 중요성을 알리고, 친환경농산물의 가치 소비를 촉진시키고자 "미닝아웃(meaning out), 가치를 즐겨라!"라는 타이틀로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가 펼쳐진다고 한다. 

유기농업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은 각양각색으로 일부 비과학적이라고 치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우리 생명을 구할 유일한 농업생산 방식이라고 역설하는 사람까지 다양하다.

화학적으로 합성된 비료나 농약을 철저히 부정하는 유기농업의 생산 방식이 어찌보면 생산량에만 집중하는 과거 농사방식의 견지에서는 비합리적인 행동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과학적이라고 믿어 왔던 농업생산 방식이 우리 주변 생태계를 파괴하고, 안전한 먹을거리 제공을 위협하는 많은 경우를 보면서 생성된 유기농업에 대한 믿음은 유기농법이 비과학적이라고 해서 뒤로 물러날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는 유기농업을 촉발시켰던 '과학에 대한 불신'이 보다 엄밀히 말하면 '불완전했던 과학에 대한 불신'이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현재 세계 농업에서 유기농업 비중은 아직 작은편이다. 우리나라 유기농업 인증면적은 2020년 38.5ha(2.5%)로 EU(8%)보다 낮지만, 2050 탄소중립 이행의 수단으로 부각되면서 2050년까지 30%까지 향상시킬 목표를 수립한 상태로 실제 유기농법을 적용한 농경지에서는 단위 면적당 0.93톤의 CO2(hr/yr) 감축(일본, 2018)이 가능하고, 총 토양 탄소 함량은 무기질 비료 사용 토양보다 퇴비와 풋거름작물을 활용한 경우는 18~44%, 돌려짓기는 58~75% 높은 수준이었다. 또 소비자 중 친환경농산물을 구매(78%)한 경우 자신의 구매가 환경보호에 도움이 된다고 인식하는 비율도 높았다(농촌진흥청, 2021).

그러므로 유기농업은 농업생태계뿐만 아니라 소비와 이어지는 사회생태시스템 전체의 변화를 촉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앞으로 유기농업을 포함한 친환경농산물 시장은 2025년 2조 4563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KREI, 2019)되며 유기농산물 시장의 성장은 자연과 함께 탈 코로나 19 추세에 맞춰 건강해지는 삶의 시작을 의미하기도 한다. 나아가 사람과 자연을 잇는 순환의 고리로서, 사람과 자연이 공정(公正)하게 생존하는 방법으로서 지역경제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인근 지역의 농산물을 먼저 거래함으로써(로컬푸드) 신선함과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농산물 공급도 가능하게 한다. 

최근에는 유기농업을 통해 급격한 도시화, 산업화로 인해 훼손된 자연과 사람의 정서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게 인식되는 바 EU 과학기술연구협력기구(COST Action 866)의 '그린케어 프로젝트(Green Care in Agriculture)'가 이를 증명한다. 유기농업은 삶의 변화로 이어지는 과정으로 이른 바, '오가닉 라이프 스타일(Organic Life Style)'인 것이다.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br>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그렇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이 유기농업의 생산 방식에 의구심을 갖고 있고 소비자의 신뢰 없이는 유기농업의 획기적 발전을 이룰 수 없다. 철저하게 과학적인 사고방식으로 무장한 유기농업이 유기농데이를 맞아 이뤄져야 한다. 농업생산에 소비자를 가까이 끌어들여 먹을거리에 대한 안심과 자연생태계의 건강을 보여 줄 수 있어야만 유기농업도 큰 발전을 이룰 수 있다. 

다가올 유기농데이 대축제를 통해 6월 2일이 유기농업을 기념하는 상징적 기념일이라는 것을 널리 알리고, 친환경농산물 가치소비가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에 기여해 지구를 살리는 농업임을 인지하는 계기가 되길 필자는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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