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종열 전 음성교육장

충북교육의 새로운 수장을 뽑는 제18대 충청북도교육감 선거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교육은 우리의 미래이고 희망이다. 교육이 사회발전의 원동력을 창출하고 비전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에 교육감 선거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육감이란 자리는 결코 달콤한 자리가 아니다. 교육감은 돈이 많아서 되는 자리도 아니고, 하고 싶다고 되는 자리는 더더욱 아니다. 교육감은 학생과 교사, 학부모와 도민들로부터 '존경'이라는 '이슬'을 먹고 살아가는 고단한 자리이다. 그러므로 어느 공직자보다도 청렴하고 도덕적이어야 하며, 사회적으로 존중받는 자리이다 보니 그만큼 책임도 막중한 자리이다. 교육감은 특정 세력이나 집단을 대표하는 자리도 아니다. 오직 학생의 참된 성장과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교육감의 사명이다.

교육을 바뀌게 하려면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먼저 교사들을 변하게 해야 한다. 학생과 학부모는 쉽게 변하지 않는다. 교사는 분필을 지휘봉 삼아 교실이란 관현악단을 지휘하는 단장이다. 그러므로 교사들이 흥이 나야 교실이 살아난다. 교사들을 춤추게 하려면 그에 맞는 교육감의 리더십과 열정이 있어야 한다.

지난해, 충청북도교육청이 납품비리로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았다는 보도를 접하고 많은 사람들이 실망을 금치 못했다.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청렴을 리더의 첫 번째 자질로 꼽았다. 청렴한 공직자라야 투명한 행정을 펼 수 있고, 청렴해야만 공직자의 권위가 서며, 청렴해야만 강직한 공직자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상탁하부정(上濁下不淨)이라는 말이 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뜻이다. 이는 목민관이 갖춰야 할 리더십의 근간을 가리키는 말이 아닌가 생

각한다. 군불군 신불신(君不君 臣不臣)이라는 말도 있다. 지도자가 지도자답지 못하면 신하다운 신하를 기대할 수 없다는 말이다.

충북이 기초학력 전국 꼴찌라는 보도에 학부모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 같다. 학업성취도 평가 '6년 연속 전국 최상위'라는 축하 현수막이 도청 정문에 휘날리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8년 만에 기초학력이 전국 꼴찌라니 사실이 아니길 바랄뿐이다.

초등교육은 모든 학교교육의 바탕을 마련하는 기초교육으로 한 인간 형성에 있어서 그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며 이를 건축에 비하면 기초공사에 해당하는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아이들이 자기 스스로 삶의 질을 향상시켜 나가는데 절실히 요청되고 있는 최소한의 기초학력은 학교에서 반드시 갖추어 주어야 한다.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창의성교육을 하고,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하라고 하는 것은 마치 운전면허도 없는 사람에게 운전을 하라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한비자는 '삼류의 리더는 자기의 능력을 사용하고, 이류의 리더는 남의 힘을 사용하고, 일류의 리더는 남의 지혜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부하가 각자의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 참된 리더십이 아닌가 생각한다.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卽不痛 不通卽痛)'이라는 말이 있다. 허준 선생의 불멸의 저서 '동의보감'에 나오는 말로 "통하면 아프지 아니하고,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는 뜻이다. 몸에도 신진대사가 필요하듯 조직에도 소통이 필요하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도민과 교육가족들은 교육감의 '말'이 아니라 '삶'에서 감동을 받는다. 모쪼록 충북교육을 새롭게 바꿔 도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존경받는 교육감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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