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물가 상승률 5.4% 14년 만에 최고치
가스·전기·수도료 등 고공행진… 서민 부담 가중
국내 경유가격 계속 올라… 사상 첫 2천원 돌파

[중부매일 박상철 기자] 高물가·高금리·高유가로 한국 경제가 휘청이고 있다. 여기에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가계 생계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우려했던 대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로 치솟았다. 약 14년 만에 최고치다. 생활 밀접 품목 위주로 물가가 오르면서 서민들의 삶이 점점 더 팍팍해지고 있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4% 상승하면서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외식 물가가 7.4% 급등하면서 1998년 3월(7.6%) 이후 24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충청지역 소비자 물가도 크게 올랐다. 충청지역 4곳(충북, 충남, 대전, 세종)가운데 충북과 충남의 물가상승률이 6.0%로 가장 높았다. 대전은 5.2%, 세종은 5.8% 상승했다. 전 분야에서 물가가 상승한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분야는 공업제품과 전기·가스·수도다.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 저소득층 등 서민의 부담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특히 물가가 계속 오르면 가계가 소비를 줄이고, 소비가 줄어 성장이 약화하면 소득이 감소하고 다시 소비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를 방증하듯 올해 1분기(1~3월) 소득 하위 20% 가구는 세금 등 필수 지출을 뺀 가처분소득의 40% 이상을 식료품이나 외식 등 식비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득 상위 20%보다 3배 넘게 웃도는 수치이다.

밥상 물가 대표적인 품목인 가공식품이 7.6% 상승했다. 축산물도 돼지고기(20.7%), 수입 쇠고기(27.9%), 닭고기(16.1%) 등을 중심으로 12.1% 올랐다.

또한 한국은행은 5%대 물가상승률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한국은행은 지난달 26일 기준금리를 1.75%까지 상향 조정했다. 추가 기준금리 인상도 시사한터라 올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금리도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빚투'(빚내서 투자)족들의 이자 부담도 더욱 커지고 있다. 별다른 소비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내 집 장만을 위해 받은 주담대나 신용대출 이자가 늘면서 실제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0.25%씩 기준금리를 인상해왔다. 기준금리가 한번 올라갈 때마다 늘어나는 가계대출 이자 규모는 약 3조3천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유가도 하루가 다르게 오름세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전국 주유소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1.36원 오른 ℓ당 2천25.21원을 기록했다. 국내 경유 가격은 지난달 24일(2천.93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2천 원을 넘은 데 이어 매일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휘발유 가격도 전날 2천32.04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2년 5월 19일(2천30.53원) 이후 약 10년 만에 2천30원선을 넘은 것이다.

충청권 유가도 무섭게 오른 상태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충북 휘발유와 경유 평균 가격은 각각 2천36.12원 경유 2천26.94원이다. 충남도 2천35.65원, 2천29.84원을 대전 2천32.94원, 2천32.15원, 세종 2천34.20원, 2천30.06원으로 모두 2천 원대를 넘어섰다..

이같은 '3高'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빠르게 금리를 올린다면 자칫 한국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질 수 있다. 고금리 상황에선 정부가 확장재정을 펼치기도 힘들다. 정부는 물가 대응과 경제 성장이라는 반대 방향으로 달리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힘든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7일 자정부터 시작된 화물연대 파업은 물류 수송난을 악화시키고, 물가에도 악영향을 주는 등 국민 생활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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