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유동인구 없었는데"… 근로자 8천명 식당가 북적

8일 오전 11시께 청주시 흥덕구 SK하이닉스 공장 앞에서 근로자들이 식사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김명년
8일 오전 11시께 청주시 흥덕구 SK하이닉스 공장 앞에서 근로자들이 식사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김명년

[중부매일 박건영 기자] 전국 지자체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유치에 올인하고 더 큰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만전을 기하고 있다. 특히 지방은 수도권 규제완화로 지역경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인구 소멸위기에 처해 더욱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 확장과 증설에 따른 지역경제 시너지효과와 영향 등을 3차례에 걸쳐 긴급 점검한다. /편집자

▣ 글 싣는 순서

 (상) 사업장 주변 북새통
 (중) 원룸도 동이 났다
 (하) 대기업 유치 '톡톡'

 

8일 오전 11시께 청주시 흥덕구 SK하이닉스 공장 앞 식당가에서 근로자들이 점심을 먹기 위해 긴 줄을 서고 있다. /김명년
8일 오전 11시께 청주시 흥덕구 SK하이닉스 공장 앞 식당가에서 근로자들이 점심을 먹기 위해 긴 줄을 서고 있다. /김명년

"이제 청주하면 SK하이닉스가 먼저 떠오르죠"

SK하이닉스가 청주와 연을 맺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그러다보니 우스갯소리로 SK하이닉스가 청주를 먹여 살린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8일 오전 11시께 청주시 흥덕구의 SK하이닉스 공장에서 어림잡아도 수 백 명이 되는 사람들이 썰물처럼 공장을 빠져나왔다. 공장을 빠져나온 작업자들은 저마다 작업복과 안전조끼 등을 착용한 채 식당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작업자들의 긴 행렬 뒤 수 백 명 작업자들이 밀려드는 파도처럼 끊임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나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들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한 SK 하이닉스 청주공장 M15 클린룸 확장공사와 올해 초 착수한 스마트에너지센터(SEC)공사가 맞물리면서 채용된 건설 근로자들이다. 이 탓에 공사현장 인근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공사 진행을 위한 근로자는 일 평균 최대 8천여 명에 이른다. 이는 공장이 들어서 있는 강서 2동 인구를 절반 넘게 웃도는 수다. 불과 몇 년 전 만해도 유동인구가 거의 없고 논밭이 넓게 펼쳐져 있던 것과 비교하면 '상전벽해'란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근처에 입주한 공사 협력업체들의 수만 해도 상당했다.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공사 인력 용역을 주는 업체만 십여 개에 달했다.

특히 이곳에 수천 명의 공사현장 근로자들을 수용하는 일명 '함바집'으로 불리는 식당 3곳은 빽빽한 사람들로 콩나물시루를 연상케 했다. 가게 밖에 내놓은 간이 식탁은 이미 가득 메워졌고, 줄이 50~60m씩 길게 늘어선 식당도 눈에 들어왔다.

한 근로자는 "보통 근로자들이 이 세 곳에서 아침,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며 "점심 같은 경우 적은 곳도 최소 1천 명씩은 받을 텐데 매출이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식당 주인은 "올해 들어 공사가 시작하고 나서 바빠진 것은 맞다"면서 "매출 공개는 어렵다"고 말했다.

근처에 위치한 편의점과 카페도 낙수효과를 누리는 중이다. 편의점은 물, 음료, 담배, 식품 등을 구매하기 위한 근로자들로 붐볐다. 카페 내부도 휴식을 취하는 근로자들이 가득했다. 편의점의 경우 일부러 십 수개 야외 식탁을 마련해 근로자들이 쉴 공간을 확보하고 있었다.

LG로 한 켠에 빽빽하게 주차된 차들 옆으로는 건설현장에서 쓰이는 용품을 팔기 위한 노점상들이 자리 잡았다. 20년 동안 인천국제공항, 하이닉스 경기 이천공장 등 굵직한 건설 현장을 돌아다니며 노점상을 했다는 상인은 "SK하이닉스 같은 대기업의 1군 공사현장은 일반 아파트 공사현장 등 보다 비교가 안 될정도로 규모가 크다"며 "공사를 위해 타지에서 유입된 근로자들이 몇 년간 청주에 머물면서 쓰는 돈이 얼마겠냐"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M15 페이즈1 시설 완공에 이어 페이즈2 클린룸 공사를 오는 10월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또 8천억원이 투입되는 스마트에너지센터 공사는 2024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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