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주시 신청사 조감도
청주시 신청사 조감도

건물을 보존키로 했던 옛 청주시청 본관이 결국 철거될 운명을 맞게 됐다. 이범석 청주시장 당선인이 옛 청주시청 본관을 그대로 유지한 채 신청사를 건립하는 것은 여러 문제점이 있다며 철거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본관 건물을 유지한다면 신청사 건립 위치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까지 언급했다. 위치까지 고민할 정도로 본관을 존치한 채 신청사를 건립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는 이 당선인의 판단이다. 옛 청주시청 본관은 신청사 건립 논의 당시부터 논란이었다. 존치가 결정된 후에도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지, 존치로 인한 사업비 증가 및 비효율적 공간 배치 등 논란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현 상황에서 이 논란은 건립 후에도 지속될 수 밖에 없다. 이 당선인의 옛 청주시청 본관 철거 의사는 계속되는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현명한 판단이다.

가장 먼저 존치결정을 이끌었던 문화재적 가치에 대해서는 아직도 많은 시민들이 회의적인 시각이다. 제대로 된 검증이나 시민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청주시의회에서 조차 번번이 존치 무용론이 제기됐다. 한 시의원은 "1965년 겉모습만 간직한 껍데기 시청 본관을 문화재로 보존해야 한다는 발상이 누구에게서 나왔는지 한심하다"고 지적했다. 내부는 전기·수도·전화·컴퓨터 케이블 공사에 이어 스마트 사무실 공사까지 하는 등 누더기 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이 이 의원의 주장이다. 또 다른 의원은 사회적 합의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존치 결정에 대한 시민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하는데, 현재는 시민 85%가 철거를 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본관 존치에 대해 여전히 시끄러운 것은 문화재적 가치에 대한 명확한 근거 및 시민들의 공감대 없이 추진한데 따른 여진이라 할 수 있다. 이대로 신청사가 완공된다면 '그때 철거했더라면' '철거 했어야 했다'는 후폭풍에 시달릴 것은 뻔하다. 통합청주시 상징물로 청주시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아야 할 청주시청 신청사가 '논란거리'로 전락하게 두고 볼 일은 아니다. 이미 많은 예산이 투입됐다고는 하지만 언제 끝날지 모르는 사회적 대립을 생각해 볼 때 보이지 않는 손해가 더 클 수 있다.

사업 시작에 앞서 충분한 고민과 검토, 검증, 합의가 있어야 했다. 필요하다면 설득과 협의를 했어야 했다. 그랬다면 본관 존치 논란은 아예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과거의 아쉬움만 따지고 있을 수는 없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아쉬움을 그대로 남기고 이대로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앞으로 감내해야 할 시간이 너무 길다.

더이상 지체하면 마지막 기회마저 놓쳐 이를 되돌릴 수 없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면 이를 풀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맞다. 너무 많이 진행됐다고,

또 다른 추가비용이 발생한다고 이를 감수한다면 오히려 잃을 것이 많은 게 청주시 신청사 건립 문제다. 상황이 변했고 여건이 달라졌다면 현재의 위치에서 과거 되씹고 미래 청주시를 그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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