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 시멘트 출하 중단 이어져… 레미콘 업체 80% '개점 휴업' 사태
자재닌·인건비 상승 엎친데 덮친격… 화물근로자, 안전운임제 확대 촉구

화물연대 총파업이 일주일째 접어든 13일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의 한 레미콘 공장에서 레미콘 차량이 줄지어 서 있다. /김명년
화물연대 총파업이 일주일째 접어든 13일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의 한 레미콘 공장에서 레미콘 차량이 줄지어 서 있다. /김명년

[중부매일 박건영 기자] 민주노총 화물연대 파업이 일주일째 이어지면서 청주지역 건설현장이 셧다운 위기에 몰렸다.

민주노총 화물연대 충북지부가 지난 7일부터 제천과 단양지역 시멘트 공장에서 파업을 진행하면서 시멘트 출하량이 기존의 10~20%로 감소했다.

특히 이번 파업에 큰 영향을 받고 있는 아세아시멘트 제천공장, 단양의 성신양회, 한일시멘트는 충북지역 시멘트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시멘트 운송에 주로 이용되는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차량 2천700대 중 절반이 화물연대 소속 차량인 것도 운송 차질을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다.

시멘트 출하량이 급격하게 감소하자 충북지역 레미콘 업체들은 가동을 멈춰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화물연대 총파업이 일주일째 접어든 13일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의 한 레미콘 공장에서 레미콘 차량이 줄지어 서 있다. /김명년
화물연대 총파업이 일주일째 접어든 13일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의 한 레미콘 공장에서 레미콘 차량이 줄지어 서 있다. /김명년

13일 레미콘 업계에 따르면 파업을 시작한 지난 7일부터 충북지역 레미콘 업체 80% 이상은 정상 운영이 힘든 상태다.

장준근 청주레미콘 협의회장은 "청주의 레미콘 업체 10곳 중 7곳은 아예 공장이 돌아가지 않고 있다"며 "보유한 재고분으로 버티는 나머지 업체들도 (상황이)길어지면 멈춰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청주의 한 레미콘 업체는 일주일 째 40여 명의 직원들이 출근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시멘트 공급이 되지 않아 공장 가동이 중단돼 운송은 물론 제조 등 일이 없어져서다. 이탓에 공장에는 18대의 레미콘 차량이 발이 묶인 채 멈춰서 있었다. 이미 원자재·연료·인건비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던 레미콘 업체들은 이번 파업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한다.

한 레미콘 업체 관계자는 "평소 일일 평균 700~800루베(㎥)를 들여오지만 지금은 하나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인건비, 임대료, 전기 요금 등 고정 지출은 발생하고 있는데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어 손해가 막심하다"고 토로했다.

더구나 각종 아파트 건설 현장 등으로 인해 청주지역 건설 경기가 활기를 띠고 있는 상황에 중단된 것도 문제다.

청주지역 레미콘 업체들은 오송2 산단 아파트 단지, 봉명동 아파트 등 청주지역 아파트 건설 현장 공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도미노 셧다운' 위기감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화물연대 총파업이 일주일째 접어든 13일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의 한 레미콘 공장에서 레미콘 차량이 줄지어 서 있다. /김명년
화물연대 총파업이 일주일째 접어든 13일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의 한 레미콘 공장에서 레미콘 차량이 줄지어 서 있다. /김명년

또 다른 레미콘 업체 관계자는 "건설 업체로부터 매일 같이 시멘트 공급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자재 부족으로 공정 기일을 맞추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현우 대한건설협회 충북도회장은 "건설 현장에 필수적인 원자재 수급 차질이 공사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현재는 재고분으로 공사를 진행하는 곳도 있겠지만 수급 차질이 2~3일이라도 이어진다면 공사 현장이 모두 멈춰설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민주노총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안전운임제 전 차종 확대 등을 요구하며 지난 7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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