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인권연대 저상버스 도입 등 성과

결산 2005 충북 NGO

올해 충북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어느 해보다도 지역적 사안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10년 역사를 갖게 되는 단체들이 많아지면서 지역밀착형 풀뿌리주민자치운동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 것도 새로운 변화로 볼 수 있다. 다양한 사안이 종합적으로 얽혀있는 지역 상황에서 복지와 인권, 환경, 성평등, 문화, 교육에 대한 전문성 제고 노력 또한 눈에 띄는 한 해 였다. 2005년 충북지역시민사회단체활동을 이슈파이팅과 새롭게 부각된 단체 활동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삶 속에 녹아든 여성운동 = 2005년은 어느해보다도 충북지역 여성단체들의 활동이 두드러졌다.

신자유주의 물결속에서 사회가 양극화되고 빈곤층의 대다수가 여성이라는 데 주목한 여성단체들은 여성빈곤가구주 실태조사를 벌였다. 충북여성민우회는 이들의 일자리 창출 문제와 자립자활을 위한 지속적인 정책 토론회를 벌이며 여성실업 문제를 지역사회 화두로 끌어 올렸다.

특히 빈곤여성문제와 관련해 빈곤아동에 대한 사회적 지원과 돌봄을 고민하며 학령기 아동 보호와 교육지원 제도화를 위한 공대위를 발족시키는 성과를 내놓았다.

호주제 폐지 이후 평등가족문화 정착을 위해 아버지의 돌봄노동 참여 캠페인을 벌인것도 눈길을 끌었다. 또한 일상적인 삶 속에서 건강한 먹을 거리를 고민하고 생활문화운동을 벌여나가는 생협조직 사업도 삶속에 녹아드는 여성운동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있다.

종전의 여성운동이 ‘활동은 있되 운동은 없는 그들만의 운동’으로 인식됐던 것에서 벗어나 삶의 정치를 실현하는 여성운동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도 올해의 성과로 남았다.

2006년 총선을 앞두고 불거져 나온 여성정치세력화 아젠다는 성주류화 요구와 맞물리면서 여성리더십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실제로 충북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와 충북여성유권자연맹, 충북여성정치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지방자치 여성리더십 발굴을 위한 다양한 교육사업이 진행됐다.

간헐적으로 일어난 성희롱·성폭력 사건은 여성단체 간의 연대와 결집을 강화시키는 접작체 역할을 했다. 올해 성희롱·성폭력 사건에 산발적으로 대처해온 여성단체들은 내년부터 조직적 대응을 위한 연대모임을 결성하기로 합의했다.

충북여성단체협의회와 충북이주여성노동자지원센터를 중심으로한 이주여성에 대한 직·간접적 지원활동이 확대된 것도 올해 굵직한 변화로 관심을 모았다.

▶소수자운동과 언론NGO = 올해는 장애인과 외국인 노동자, 성매매여성 등 소수자들의 인권운동이 언더그라운드에서 오버로 올라섰다.

특히 충북여성장애인연대와 충북자립생활센터 등을 묶는 장애인권연대의 활동은 저상버스도입과 편의시설 개선, 여성장애인의 이동권과 교육권, 모성권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지역시민운동의 큰 줄기를 형성했다.

실제로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올해 활동가중 가장 공로가 큰 사람에게 수여하는 동범상 수상자에 권은숙 충북여성장애인연대 사무국장이 선정된 데는 그간의 활동에 대한 지역의 평가를 잘 말해준다.

외국인인권복지회의 외국인노동자지원활동 또한 꾸준한 관심을 모으며 지역사회의 새로운 운동영역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난 11월로 창립 2주년을 맞은 충북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은 도교육청과 충주시청 촌지사건 대응을 통해 새로운 시민단체로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미디어교육과 언론교육문화사업을 비롯해 신문모니터 활동을 벌여온 충북민언련은 행정정보공개 청구와 예산감시운동, 기자실 문제등 지역언론감시및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 사업을 벌여나가고 있다.

▶대학의 역할 강화 = 서원대가 지역사회 갈등 해결에 나서면서 거버넌스를 위한 기초를 구축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외국인노동자와 성매매여성의 문제를 지역사회의 화두로 던지며 지역운동의 폭과 다양성의 범위를 넓힌 것도 신선한 변화로 평가되고 있다.

서원대 NGO사업단과 충북지역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의 이러한 활동은 ‘고립된 섬’으로만 존재하던 대학이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주체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활동가들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재교육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대립각을 세우는 반대운동에서 벗어나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지속가능형 운동방식의 풍토를 만들어줬다.

그러나 진정한 갈등해소의 주체인 관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이 한계로 지적되기도 했다.

서원대NGO교수팀의 이헌석 교수(서원대 법학과)는 시민사회와 관이 협력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진정한 거버넌스가 되고 또한 갈등해소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운동 = 올해 환경계의 가장 큰 이슈는 음식물 직매립 금지였다. 이에 따른 자원화시설 논란, 골프장의 난립 등이 대표적 환경문제로 거론됐다.

특히 현재 공사중이거나 운영중인 도내 골프장이 9곳이며 새롭게 조성될 골프장이 10여곳에 이르는 등 지역 환경단체들은 골프장 난립에 대한 대책 강구로 분주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청주환경운동연합은 골프장 지역주민운동 지원과 도차원의 대책기구, 시민단체와 주민이 함께하는 공동활동 과제를 수립하는가 하면 습지 반경 2Km이내이거나 생태등급이 1등급인 곳, 계곡수를 상수원으로 쓰는 지역에서는 골프장을 조성할 수 없다는 사전예방차원의 규제가이드라인을 도차원에서 수립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환경부가 문장대 용화온천 재개발 불가입장을 밝힌 것, 무심천이 하루 2만여명의 시민들이 찾는 공간이 됐다는 점 등을 10대 환경뉴스에 포함시켰다.

반면 원흥이 생명보전운동을 했던 활동가들이 벌금형을 받고, 음성 태극광산과 관련해 주민과 환경활동가들이 형사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사건은 법이 개발업자의 편을 들어준 안타까운 사례로 소개했다.

한편 올해 충북지역의 대표적 이슈파이팅 운동으로는 청주청원하나되기운동과 행정중심복합도시지속추진운동, 화상경마장, 지역내 성희롱사건 대응운동 등이 있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