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 행복에 관하여②

다음은 백범 김구 '나의 소원'의 일부분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만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 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지금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무력도 아니요 경제력도 아니다. 자연 과학의 힘은 아무리 많아도 좋으나 인류 전체로 보면 현재의 자연 과학만 가지고도 편안히 살아가기에 넉넉하다.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이 마음만 발달이 되면 현재의 물질력으로 20억이 다 편안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이다." (김구 지음, 도진순 주해, '백범일지', 돌베개, 2002)

인류의 불행은 사랑이 부족하기 때문이며, 인의 사랑 자비의 마음을 기르는 것은 오직 문화라고 하였다. 위대한 말이다.

그의 사랑은 우리 민족애에 머물지 않은 온 인류적인 사랑이었으며, 인류의 행복은 문화에 있다고 보았던 것이다.

우리나라는 서서히 그가 바라는 높은 문화의 힘을 가진 나라로 발전해가고 있다.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백범 김구의 소원과 다르지 않다. 사랑을 나누고 공유하는 힘은 문화에 있다고 믿는다.

정신적 가치가 높은 행복, 나만의 행복에서 나누어 가질 수 있는 행복으로 확장되는 것이 사랑일 테니까 말이다.

남과 나를 동일시하는, 하나 되는 마음에서 오는 사랑의 마음이 행복의 기반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체게바라의 혁명정신 또한 사랑을 기반으로 한다. 그는 자신의 어린 자녀들에게 쓴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무엇보다도 이 세상 어느 곳에서, 어떤 사람을 향해 저질러지는 불의이건 간에 너희의 존재 가장 깊은 곳에서부터 분노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라. 이것이 혁명가의 가장 아름다운 품격이다." (후안 마르틴 게바라, 아르멜 뱅상 저, 민혜련 번역, '나의 형, 체 게바라', 홍익출판사, 2017)

체게바라처럼 투철하게 인간에 대한 사랑을 행동으로 보여준 철학자는 없었다.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고 연민하는 사람. 그는 지구 반대편까지 인민의 자유를 위해 소총 한 자루 메고 싸우러 갔다.

의사로서의 안정된 삶도 있었고, 시인이나 독서광으로서의 고독하고도 달콤한 삶을 살 수도 있었던 그는 왜 총을 들었을까.

그는 불의를 말없이 인내하며 고통받는 사람들을 차마 외면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렸고, 한 알의 밀알이 되고자 했다. 그의 죽음은 세상 곳곳에 많은 열매를 맺었고, 아직도 우리 기억 속에 살아 있으며, 계속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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