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 설계변경에 시공 불량" 입주민 분통
동의없이 태양광 열판 설치 장소 변동
배수 등 최악… 품질 검사 '낙제점'
내달 입주기간 연장 요구 목소리

입주예정자협의회의 규탄 집회 장면.
입주예정자협의회의 규탄 집회 장면.

[중부매일 나인문 기자] "이게 무슨 사전 점검인가요? 시공 불량은 물론, 아직도 중장비가 현장에 돌아다니고, 시공조차 하지 않은 곳이 너무 많아 점검은 아예 불가합니다. 시공한 곳도 모두 하자투성이고요."

입주 예정자인 곽모(48)씨는 "시공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않은 채, 토목공사가 진행 중이고, 단지 배후 경사면의 토사가 그대로 드러난 채 조경과 공용 시설 공사가 진행 중"이라며 "세대 내부 새시나 도배, 창호, 바닥, 손잡이, 계단, 난간 등 전반적인 시공 불량은 물론, 수전의 급수상태나 냉방, 화장실 배수상태 조차 최악의 상태"라고 불만을 쏟아냈다.

차모(45·여)씨는 "세종시에서 유일하게 건축하는 127세대의 테라스형 아파트라는 장점 때문에 막대한 대출까지 감내하며 입주를 기다려왔는데, 공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무슨 사전점검을 하라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분양초기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라포르테 세종'이 내달 입주를 앞두고 시공사인 ㈜건영과 입주예정자 간 심각한 마찰을 빚고 있다.

급기야 지난 24일 오전 공사현장에서는 입주자예정협의회 회원 A씨와 현장 관계자 간 몸싸움까지 벌어져 112 지구대원 및 119 구급차량이 출동하는 사태까지 초래했다.

협의회는 분양 계약 사항과 달리 필로티의 높이가 30㎝ 낮게 시공되고 비용을 아끼기 위해 태양열판을 다른 곳에 설치하는 등 무단 설계 변경한 것에 대한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지난 14일에는 시 관계자와 입주예정자들이 입회한 가운데 진행된 '합동품질검사'에서도 시공상태가 매우 불량해 계약상 입주일까지 '절대 보수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을 받은 상태라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협의회는 준공기일에 맞춰 입주를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입주민들이 인정할 수 있도록 충분한 재시공이 이뤄져야 한다며 준공 승인 및 입주기간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또 지난 23일에는 시 건설교통국이 입주해 있는 정부2청사로 SM 타워 주변 인도에서 입주예정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항의집회를 열어 라포르테 세종의 '부실 막장 시공'을 규탄하는 비판성명을 발표했다.

특히 분양계약 당시 약속과 달리 ▷필로티 및 창고 높이 변경 ▷바닥 타일재 변경 ▷새시 및 창호 색상 변경 등 무단 변겅사례에 대한 약속 이행을 건설사에 촉구하는 한편, 사전점검 재실시 요구에 대한 행정적 관리 방안 및 분양가 8억원 상당에 걸맞는 완벽한 시공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준공승인' 불가 입장을 천명해 줄 것을 세종시에 요구하고 있다.

공모설계 때 옥상에 설치키로 했던 태양열판이 실시설계에서는 변경돼 있다. /입주예정자협의회
공모설계 때 옥상에 설치키로 했던 태양열판이 실시설계에서는 변경돼 있다. /입주예정자협의회

이와 관련, 시공사인 ㈜건영 측은 "화물차 연대 파업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 외부 요인으로 물류 보급이 지연되는 바람에 공사가 다소 늦어졌다"며 "공사가 미흡해 보일 수는 있지만 입주 전까지는 모든 것이 마무리가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도 "입주 전에 공사가 완료될 수 있도록 계속 검토하고 감독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세종시 해밀동 6-4 생활권 B1블록에 건설 중인 라포르테 세종은 2020년 분양 당시, 평균 청약경쟁률 38.85대 1을 기록하며 전 세대 청약을 마감했으며,단독형 84㎡A 타입은 73세대 모집에 3009건이 몰리며 41.2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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