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킹' 재능봉사자 조유동씨
'버스킹' 재능봉사자 조유동씨
  • 정구철 기자
  • 승인 2022.06.26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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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떠난 동생위해 노래"

[중부매일 정구철 기자] "받는 행복보다 주는 행복이 더 크다"는 말이 있다.

베푸는 행위를 통해 남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기만족의 희열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은 건강한 사회 조성의 밑바탕이 된다.

특히 재능기부를 통한 봉사는 자신도 즐기면서 남들에게 베푸는 일석이조의 방법이다.

자신이 사랑하는 음악을 통해 남에게 즐거움을 주면서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

음성군 감곡면 대한적십자사 혈장분획센터에 근무하는 조유동(50·☎:010-5736-0365) 씨는 20여 년 전부터 충주에 있는 시인의 공원과 호암지 등에서 통기타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면서 버스킹 공연에 나서고 있다.

그는 직접 마련한 음향과 악기 등 장비를 설치하고 관객이 많건 적건 상관없이 구슬땀을 흘리면서 공연에 열중한다.

불과 한두명의 관객이라도 있으면 그는 최선을 다해 연주하고 노래한다.

관객들이 행복해 하는 표정을 보면서 그 역시 희열을 느끼기 때문이다.

조 씨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교회 찬양단에서 음악활동을 했다.

이후 20여 년 전 '포즐만'(포크를 즐기는 사람들의 만남)이라는 기타 동호회를 구성하고 이끌면서 음악을 통한 재능기부에 동참하게 된다.

그의 가슴속에는 평생 지울 수 없는 아픈 기억이 자리잡고 있다.

조 씨에게 한살 아래의 여동생이 있었다.

조 씨 만큼이나 음악을 좋아했던 여동생은 오빠와 의기투합해 10년 이상 듀엣으로 버스킹 공연에 나섰다.

아름다운 음색과 화음으로 버스킹 공연에 나선 남매는 공연 때마다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던 여동생이 5년 전 급성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말 그대로 청천벽력이나 다름없었다.

충격을 받고 깊은 시름에 빠진 조 씨는 2년 정도 마이크 앞에 서지 못했다.

슬픔과 암울함 속에 오랜 시간을 보냈던 주변 사람들의 권유로 다시 용기를 내 관객 앞에 나서기 시작했다.

음악을 통해 봉사하는 것이 세상을 떠난 동생의 뜻을 기리는 일이라고 생각해 다시 무대 위에 섰고 오히려 음악을 통해 동생을 잃은 슬픔마저 위로 받을 수 있었다.

그는 동생이 세상을 떠난 뒤 주변의 제안으로 지역에서 개최되는 '수주팔봉가요제'에 참가해 대상 수상과 함께 가수인증서도 받았다.

동생을 잃고 혼자 공연에 나섰던 그는 새로운 짝을 만나게 된다.

버스킹 공연을 하면서 우연히 만나 친구가 된 유성규(50) 씨와 뜻을 합치고 '씨앗과 나무'라는 듀엣을 결성해 공연을 하게 된 것이다.

'씨앗'에는 소망과 희망이라는 의미를, '나무'에는 그늘과 쉼터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음악을 통해 사람들에게 희망과 안식을 주겠다는 깊고 소중한 뜻이 담긴 이름이다.

유 씨는 충주지역에서 25년 정도 밴드활동과 라이브카페 공연, 버스킹공연 등을 해오면서 꽤 알려진 실력파다.

둘은 모두 충주가 고향으로 같은 교회에 다니고 있다.

오랜 기간 함께 공연을 하다 보니 지금은 특별히 연습을 하지 않아도 서로 눈빛만 보고 맞추면서 공연할 정도로 익숙해졌다.

이들의 공연은 관객들의 취향에 따라 발라드와 트롯, 팝송, 7080가요에 이르기까지 수백 곡이 넘는 다양한 레퍼토리로 이어진다.

관객들의 앵콜이 이어지면 예정시간을 훨씬 넘겨 서너시간 동안 공연을 하는 경우도 있다.

오랜 시간 공연으로 진이 빠질 정도로 힘이 들다가도 관객들의 박수갈채에 기를 받아 힘든 줄 모르고 공연에 임하게 된다.

조 씨는 만성 피로로 대상포진에 걸려 고생을 하기도 했지만 공연은 쉬지 않았다.

'씨앗과 나무'는 지역에서 열리는 우륵문화제와 충주세계무술축제 등 각종 축제장 공연은 물론, 누리장터 등 다양한 행사에 게스트로 초청받아 공연하고 있다.

4년 전 충주라이트월드 개장 시에는 5개월 정도 매주 공연을 하면서 전국에서 방문하는 관객들과 만났다.

현재는 주말마다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호암지와 시인의 공원에서 격주로 돌아가면서 공연에 나서고 있다.

이들의 공연은 주말을 맞아 휴식과 운동을 위해 나온 시민들에게 좋은 볼거리가 되고있다.

조 씨는 "다양한 공연 가운데 역시 관객들과 가장 가깝게 얼굴을 맞대고 소통할 수 있는 버스킹 공연이 제일 편하고 좋다"고 말했다.

조유동 씨의 직장인 대한적십자사 혈장분획센터는 음성군 감곡면에 위치해 있다.

이 센터에는 90여 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으며 혈액원에서 기증받은 혈액을 모두 가져와 관리하는 곳이다.

조 씨는 이곳에 27년 동안 근무하고 있다.

그는 스스로 자신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주장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에서 더불어 행복을 느끼기 때문이다.

조 씨는 올해부터 충주시민들의 휴식처인 호암지 버스킹 공연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이곳에서 관객들의 호응이 좋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음악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것이 최고의 만족이다.

조유동 씨는 "내가 가장 좋아하고 사랑하는 음악을 통해 남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며 "10여 년 뒤 직장을 퇴직하면 아예 내가 좋아하는 음악활동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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