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6.25, 동족상잔의 비극이라고 일컫는 전쟁이다. 그런데 잊고 산다. 아니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이 훨씬 많으니 잊은 게 아니라 제대로 역사를 배우지 못했다고 하는 게 옳을 것이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국가보훈처의 '나라사랑 배움터'라는 웹사이트에 소개된 내용을 보면 '현충일과 6.25전쟁일, 제2연평해전 등이 있는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지정하여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나라사랑을 실천하는 다양한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보훈이란 국가를 위해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바친 분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그에 보답한다는 의미입니다.'라고 했다. 과연 정부가 그렇게 했는지 묻고 싶고 오늘을 사는 우리는 또 그렇게 하는가를 생각하면 부끄럽고 안타까운 게 현실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스스로 경제 규모가 세계 10위권을 넘나들고 세계에서 인공위성 발사체를 성공시킨 7번째 나라가 되었음을 자랑스러워하는 국가다. 그런 대한민국이 지금의 발전된 나라가 될 수 있도록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바친 분들의 희생정신을 기리고 그 유가족을 돌보며, 그 과정을 통해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도 대한민국을 위해서 몸과 마음을 다해서 지키겠다는 의지가 우리 가슴 속에 자리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우리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며 세계 여러 나라들을 여행하는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 선진국을 방문하며 느끼는 거지만 어느 작은 도시를 가든 그들 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 분은 물론이려니와 세계 평화를 위해 희생한 이들을 기리는 기념비가 서 있는 것은 보통이고, 작든 크든 전쟁 박물관을 두고 후세들이 선조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기억하게 하고 있다. 그런 전쟁 박물관에 들를 때면 한국전쟁(그들의 표현)에서 숨진 이들의 이름을 새기고 그들이 숨져간 전투를 소개한 내용을 살펴보며 더욱 그들의 희생에 감사하게 된다. 그런데 우리는 정작 세워져 있는 기념비에도 이름이 새겨져 있는 경우가 드물고 중소 도시에서는 전쟁 박물관을 보기도 힘들다. 충주에 가면 6.25전쟁 최초의 승전지로 알려진 동락초등학교의 김재옥교사기념관이 있다. 김 교사가 초등학교에 주둔한 북한군의 주둔을 국군에게 알려 국군의 승전고를 울리게 한 것을 기념하는 기념관이다. 학생들이 찾긴 하지만 일반인의 방문이 잦진 않다고 한다.

우리를 위해 희생한 이들을 정부가 외면한 경우도 있었다. 보훈 대상자이면서도 군이 그들에게 보훈은커녕 분노케 한 경우가 알려지기도 했다. 그들을 눈물짓게 해서는 안 된다. 어디서든 그들이 우대 받는 사회여야 한다. 다행인 것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서는 선열들의 희생을 기리고 몸이 상한 이들을 예우하는 모습을 보게 되어 그나마 다행이다. 이런 모습들이 좀 더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지속되어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에서는 작든 크든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 세상의 많은 이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전쟁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으로 아직도 총성이 난무하고 있다. 세상의 예상과는 달리 우크라이나가 잘 버티고 있다. 이번 전쟁을 통해서 지도자의 중요성과 국민의 호국의지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참전하여 팔을 잃고 아직도 붕대를 감고 있는 젊은 군인들이 그들의 도시 키이우 역에서 군중의 환호를 받고 젊은 여성들이 기꺼이 그들과 함께하는 모습에서 우크라이나의 전쟁 승리를 보는 듯 했다.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그렇다. 나라를 지키는 건 국민임을 깨닫게 된다. 지도자들이 할 일은 국민이 왜 나라를 위해 희생할 수 있는 것인지를 느끼게 하는 정치를 하는 것이다. 정의로운 사회를 파괴하는 적들에 대항해서 싸울 수 있는 강인한 용기를 젊은이들이 가질 수 있도록 나라를 이끌어 가는 것이 지도층이 할 일이다.

그래도 나라를 지키는 건 국민이고 호국보훈은 6월만의 행사가 아니다. 그래서 국민이 현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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