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나인문 기자］ 조달청과 한국전력공사가 2011년 9월부터 2020년 1월까지 구매한 1천16건의 맨홀뚜겅 입찰과정에서 사전에 낙찰예정자 등을 담합한 5개사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1억3천500만원이 부과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입찰담합 징후분석시스템을 통해 이들 업체의 담합징후를 포착해 ㈜세계주철, ㈜일산금속, ㈜대광주철, ㈜한국주조, ㈜정원주철의 담합행위를 적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5개사는 조달청이 발주한 12건, 한전이 발주한 1천4건 등 총 1천16건의 맨홀뚜껑 입찰에서 사전에 낙찰예정자 및 투찰가격을 합의하고 이를 실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맨홀뚜껑은 지하의 수도관이나 전기배선 등을 점검·수리·청소하기 위해 사람이나 장비가 드나들 수 있도록 만든 맨홀의 덮개를 말하며, 한전이 구매한 이 사건 맨홀뚜껑은 잠금장치의 형태에 따라 이탈방지형, 물림형, 스프링 잠금형 등으로 구분된다.

이들 5개사는 이 기간 동안 전화 등을 통해 담합을 합의한 후 한전이 구매한 1천16건의 맨홀뚜껑 구매 입찰에 참가했으며, 이 중 997건을 담합에 가담한 업체가 낙찰받도록 주도했다.

5개사 중 한국주조는 2012년 5월부터, 정원주철은 2019년 4월부터 담합에 가담했다.

당초 한전의 맨홀뚜껑 구매방식은 2006년까지는 단체수의계약, 2010년 7월까지는 연간단가계약으로 진행해오다 2010년 8월부터 조달청을 통한 다수 공급자계약과 한전 경쟁입찰로 변경되면서 사업자 간 경쟁체제가 본격화됐다.

또한, 한전의 물림형 맨홀뚜껑 발주물량이 급증하면서 이탈방지형을 제조하던 사업자까지 물림형 시장으로 진입하면서 경쟁이 심화됐다.

이에 따라 사업자들은 경쟁을 회피하기 위해 다수 공급자계약 2단계 경쟁입찰과 한전 경쟁입찰의 누적 낙찰물량이 사업자들 간 동일 또는 유사하게 유지되도록 입찰 담합을 시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입찰 담합 징후분석 시스템을 통해 공공 조달 분야 입찰 시장을 상시 감시하고, 담합징후가 확인되는 경우 신속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