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부매일 김명년 기자] 김영환 충북지사가 1일 청주 문의문화재단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김명년
김영환 충북지사 취임식 관련 자료사진. /중부매일DB

'김영환호' 출범 첫날부터 정책보좌관으로 임명된 '인사(人士)'를 놓고 시끄럽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정책보좌관에 윤양택 충북대 총동문회장을 임명하는 등 일부 정무직 인사를 단행했다. 그러나 취임 몇 시간 만에 윤 정책보좌관이 사임했다. 사임 이유는 개인사정이라고 하지만 일각에서는 충북대 동문회의 반발이 사임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시각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인사권자인 김영환 지사는 고혹스럽기만 하다.

선거로 대변되는 '정치의 계절'에서 '인사의 계절'이 도래했다. 공무원 조직의 권력은 인사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듯 '인사(人事)'에 쏠리는 관심은 지대하다. 공무원 조직은 '인사 시스템'으로 움직인다.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인사라는 얘기다. 일부 발탁인사가 있을 수 있지만 이도 결국 '시스템' 즉,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이뤄진다. 반면 정무직으로 불리는 선거캠프 인사는 이야기가 다르다. 누가 어떤 자리로 올지는 전적으로 '장'의 의중에 달렸다. '장'으로서는 선거 승리에 기여한 측근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 또는 다음 선거를 위한 지원군 확보 등 여러 포석을 두고 이들을 기용한다. 이러다 보니 때로 능력보다는 측근들 간 나눠먹기식은 비판의 대상이 된다. 이들 내부에서 잡음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소위 '논공행상(論功行賞)'이 벌어지는 것이다. 아주 오래전 역사상 정변(政變) 또는 반정(反正)이 성공한 후 공을 세운 사람들에게 상을 줄 때 사용됐다. 현대에 와서는 대선이나 총선, 지방선거 등에서 당선인이 함께 일했던 캠프 관계자들에게 상, 소위 '자리'를 하나씩 줄 때 빗대어 사용된다.

'장'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당선 기여도뿐만 아니라 충성심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 인사를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앞서 고려됐어야 할 것은 지역 사회 구성원이 인정하는 적합한 '인사'냐다. 능력을 겸비하고 모두가 인정한 자질을 갖춘 인사가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임용된다면 캠프 또는 인수위 출신이라고 반대할 이유는 없다. 그런 점에서 김영환 충북지사의 첫 정무직 인사는 처음부터 매끄럽지 못했다.

맹자는 양혜왕 편에서 "가까운 신하들이 모두, '그 사람 어진 사람이올시다' 하더라도 아직 등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 여러 고관이 모두, '어진 사람이올시다' 하더라도 아직 안된다. 온 국민이 다, '어진 사람이올시다' 하면 그때 비로소 그 사람을 잘 살펴보아서 그가 참으로 어진 인물임을 알게 된 뒤에 등용하라"고 충고한다.

인사권자는 인사를 함에 여론을 곱씹고 또 곱씹어야 한다. 불필요한 시비를 없앨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자 인사권자의 자세다.

출범 직후부터 자치단체장들은 산적해 있는 주요 사업 및 공약사업에 대한 추진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사업 추진에 앞서 이들이 직면한 가장 큰 현안은 바로 '인사'다.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에 활용하는 것이 조직의 성공과 직결된다. 이런 점에서 첫 충북도 인사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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