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명규 청주시 오송읍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헌법에 나와 있는'환경보전의 의무'를 들어보았는가?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의무이다. 최초 헌법에는 기록되지 못했지만, 환경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헌법이 개정되면서 특별히 국가와 국민이 모두 지켜야 할 의무로 강조하고 있는 권리이자 의무이다.

하지만 뒤늦게 명시돼 사람들에게 덜 기억되는지, 지자체와 주민들의 상시적인 환경 정비가 이루어짐에도 불구하고 우리 동네 주변은 무단투기 된 쓰레기들이 너무나도 많다.

아침에 출근하려고 주차장에 나오면 매일같이 땀을 뻘뻘 흘리며 동네를 빗자루로 쓸고 계신 어르신이 계신다. 어르신께 왜 이렇게 열심히 청소하시냐고 물었더니 초등학생 손주가 할아버지 집에 올 때 깨끗한 인상을 주고 싶어서 청소하신다고 하셨다. 내가 맡은 업무가 환경 업무라서 그런지, 평소에는 잘 보지 않았던 길거리에 눈이 간다. 점심을 먹으러 갈 때도, 퇴근길에도 어느 마을이 무단투기가 가장 심한지, 환경 정비를 하고 나서도 같은 장소에 또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더 쌓일지 걱정이 된다.

다행히 우리 오송읍에는 마을 환경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 상당히 많이 계신다.

한 예로, 우리 흥덕구에서는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하여 비대면 환경정화 운동인 '흥덕쓰담'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청주시민 누구나 흥덕구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공공용 봉투(50L)와 안내문을 받아 우리 동네 환경 취약 지역을 청소하고 인증하면 청주시 자원봉사센터에서 봉사 시간을 인정받을 수 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운동으로 연령대가 아주 다양한데, 초등학생부터 여든이 넘은 어르신까지 내가 사는 동네 환경 정비에 정성인 분들이 많이 계신다.

왜 신청하게 되었는지 몇 분에게 이유를 여쭈어보니 존경스럽게도 한 초등학생은 학교 수업 시간에 사람들이 무단투기한 빨대가 코를 막아 목숨을 위협받는 거북이를 보고 냇가에 있는 쓰레기를 치워야겠다고 했고 여든이 넘은 할머니는 내가 사는 동네의 모습이 곧 내 얼굴이라는 생각으로 주변 어르신들과 같이 흥덕쓰담 캠페인에 참여한다고 하셨다.

이렇게 모두가 함께 협력하면 동네가 더욱 깨끗해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아지길 바란다. 구태여 어떤 환경 관련 사업이 아닐지라도 개인 하나하나가 자신의 마을에 조금 더 신경 쓴다면 쾌적하고 아름다운 마을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정명규 청주시 오송읍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정명규 청주시 오송읍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지난 6월 5일은 환경의 날이었다. 필자는 '환경의 날'에 작은 일이라도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평소 환경에 관심이 많은 친구와 함께 동네 인근 공원에서'줍깅'을 했다. 여러분도 휴일에 가족과 함께"흥덕쓰담" 운동을 해보는 건 어떨까.

끝으로'환경보전의 의무'는 내가 보장받을 권리이기도 하지만 내가 지켜야 할 의무임을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이 의무에 대해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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