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값 올라 울며 겨자먹기로 가격인상… 한그릇에 1만5천원

[중부매일 박건영 기자] "삼계탕 가격도 더위를 먹은것 같아요. 올해는 그냥 넘기려구요"

최근 소비자물가가 6%나 가파르게 상승하는 등 초복(16일)을 대표하는 음식인 삼계탕 한 그릇의 평균가격도 1만5천원까지 상승했다. 이같은 외식비 상승세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은 복날 몸보신을 그냥 넘기는 분위기다.

14일 한국소비자원에서 제공하는 '참가격 정보서비스'에 따르면 2022년 6월 기준 충북지역 삼계탕 평균 가격은 1만3천429원이다. 지난해 6월(1만2천143원)에 견줘 10.59% 올랐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그 뒤를 충남(8.33%), 제주(8.16%) 등이 이었다.

실제 청주지역 삼계탕 가격을 살펴보면 대부분 1만4천원에 형성돼 있고, 1만5천원에 판매하고 있는 곳도 있다. 전복 등 보양 식재료가 들어간 삼계탕은 2만원을 훌쩍 넘기기도 했다. 상인들은 삼계탕에 들어가는 재료가 전부 상승한 탓에 어쩔수 없이 가격을 인상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청주시 흥덕구에서 삼계탕집을 운영하는 A(58·여)씨는 "닭고기 가격부터 삼계탕에 들어가는 각종 식재료의 가격이 전부 다 올랐다"며 "재료 인상분을 메꾸기 위해 올해 가격을 1천원 인상했다"고 말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날 기준 닭고기 도매가는 kg 당 4천10원으로 1년 전 평균 가격인 3천268원보다 22% 증가했다. 닭고기 가격의 오름세는 사룟값 상승과 올해 이상기후 등으로 인한 도계량 감소, 유류비 증가 등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이날 기준 전복의 kg당 평균 도매가는 3만7천180원으로 지난해 3만4천860원과 비교해 6.7% 상승했다.

삼계탕 한 그릇에 1만4~5천원을 육박하는 시대가 다가오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복날 보양식은 사치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의류업에 종사하고 있는 김영근(32·흥덕구)씨는 "외식비부터 기름값 등 모든 물가 상승으로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는 마당에 복날 보양식을 챙겨 먹을 여유까지는 없는 것 같다"며 "특히 1만4~5천원까지 지불하면서 삼계탕을 먹어야 하는 이유를 느끼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부는 밥상 물가를 잡기 위해 식용유와 돼지고기에만 적용하던 할당관세 0%를 닭고기와 소고기, 분유 등으로 확대했다. 또 전날 외식업계와 밥상물가 안정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고 추가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