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얼마 전 교육생들이 수업중간 내게 물었다. "교수님 최근 TV와 언론매체에서 자주 언급되는 ESG가 뭔가요? 우리 농업·농촌에도 필요한 건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꼭 필요합니다.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첫 글자를 딴 용어로 기업 경영에 있어서 재무적 성과 뿐 아니라 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환경적 가치, 사회적 가치, 지배구조의 건전성 등의 비재무적인 성과를 평가하는 척도로 얘기되는 것이지만, 변화되는 사회의 흐름에 맞추어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꼭 알아두어야 하고 여러 가지 의미 있는 실천을 해야 할 내용도 많다. 특히 우리 농업·농촌 현장에서도 말이다.

그중 첫 번째이자 가장중요한 환경(E)에 대한 문제를 알아보자면 기업 측면에서는 발암물질인 라돈이 검출되는 침대, 가습기 살균제 피해 등 원재료 사용에서부터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온실가스의 주범인 탄소 배출 등 환경오염 및 사회적인 피해를 주고 있는 사례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우리 농촌에서도 일회용품 및 폐비닐, 음식물쓰레기 및 플라스틱 쓰레기 양산 등 환경오염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러한 탄소배출 및 환경오염으로 인한 재앙에 가까운 기후 변화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하여, 7년전 세계 모든 국가가 참여한 파리기후협정을 통해 모든 나라가 2020년까지 탄소중립(NET-ZERO) 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한 것이 큰 기폭제가 되었고 우리나라도 온실가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탄소의 배출량을 줄여 2050년까지 NET-ZERO를 목표로 2021년부터 세부 사항들을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ESG경영실천을 다시 요약하자면 이익만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가치를 함께 고려해야 기업 경영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다는 것이다. 성과만의 만족이 아닌 가치 지향에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기업들도 눈앞의 단기 이익보다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경영을 하고 있고 유럽연합(EU)도 ESG경영을 제도화하고 관련 규제를 확대하고 추세다. 우리나라 역시 정부가 2050 탄소중립 비전을 선언하면서 ESG정보 공개를 의무화해 특히 기업들이 우리 농촌의 농축산물 소비 활성화는 물론 아름다운 농촌가꾸기 캠페인과 사회공헌활동을 위한 'ESG 경영' 실천을 이어나가고 있다.

어떻게 보면 농업과 ESG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의아해 하실수도 있지만농업 분야는 ESG와 가장 밀접한 산업으로 환경보전, 경관유지, 안전한 지역사회 유지 등 익히 알고 계시는 식량 생산활동 이외에 추구해온 미래 가치가 바로 ESG이기 때문이다. 그럼 ESG를 우리 농업에 어떻게 반영해야 할지 알아보면 먼저, 농업은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농식품을 제조하거나 농산물을 생산하고, 탄소중립을 선도하는 ECO(Energy·Carbon Zero·Operation)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친환경은 인류가 가야 하는 확고한 길로 농축산물은 국민 건강과 직결되기에 친환경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토양보호, 자연생태환경 보호, 국민건강을 책임져야 하는 친환경 농업은 이제 필수다.

또 정부 및 농협 등 관련단체에서 농촌 포용전략을 통해 사회공헌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농업이 가지고 있는 공익적 기능과 다원적 가치는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고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사회적 책무로 단순히 식량생산에 한정되지 않고 자연재해 예방과 생태계보존의 공익적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br>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마지막으로 지배구조(G)부문에서의 농업은 4차산업혁명시대 다양성과 IT 전문성을 높이고, 안정되고 투명한 농업경영과 부패방지 경영시스템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 과거 두레, 품앗이, 향약 등에서 잘 나타나 있듯이? 우리 농업을 지탱하고 발전시킨 이유 중 하나가 공동체 정신, 즉 협동의 문화다. 지배구조개선과 투명하고 안정적인 조직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참여와 나눔, 배려하는 마음과 자세, 협동의 정신을 높이고 상생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농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사회적 농업, 귀농·귀촌인, 청년농들을 위해 친분이 아닌 능력을 기준으로 마을 임원을 선출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고 마을 공동재원 운용에 관한 규약 등을 공정한 절차를 통해 명확하게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듯 ESG는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한 새로운 창조의 길이다. 선택이 아니라 현대사회에서는 이제 필수조건으로 일상 생활에서 환경오염을 줄이고, 지역사회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과 따뜻한 정을 나누며 우리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ESG의 진정한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우리농촌에 이런ESG라는 신선한 바람이 불기를 농업계의 일원인 필자는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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