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김전원 충북민실련 상임대표

한 나라나 민족이 성장 발전하도록 오랫동안 이끌어온 국민들의 정신적 지주를 그들의 얼(精神)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선비정신이나 미국의 개척정신, 영국의 신사도와 유럽의 기사도, 일본의 사무라이 정신(武士道)과 중국의 중화사상 등을 그들의 얼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 중 우리의 선비정신은 마음이 어질고 순하며, 학식과 덕성이 있고, 인격적 완성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세속적 이익보다 대의와 의리를 위해 목숨까지도 버리는 그런 정신(弘益人間)이다.

이런 조상의 빛난 얼이 목적하는 바와 실천방법은 각기 달랐지만, 세계 속에서 자국의 이익과 발전을 위해 그들의 방식대로 잘 가꾸면서 오늘까지 유지 발전시켜 왔기에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었고, 선진의 반열에서 세계를 주도하며 내일도 지속적으로 이끌어 더 발전할 꿈을 키우고 있다.

이렇게 줄기차게 이어오던 수백천년의 얼이 교통 통신의 발달로 1일 생활권의 지구촌(Globalization)이 되면서 자국의 이해 관계적 현실화로 탈바꿈해 실리추구 방향으로 급선회하니, 조상의 빛난 얼도 세류(世流)에 적응하느라 초고속의 진화과정을 선택하고 필수로 악천후의 풍파에 명운을 걸어야 했다.

역사 속엔 얼과는 다르게 오랫동안 전해 내려오고 있는 전통이 있다. 오래도록 이어졌다고 해서 다 긍정의 빛난 얼은 아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이것을 조상이 물려준 얼이라 믿고 따르고 있지만, 자기가 하려는 일에 도움이 될 거라는 구실로 끌어다 짜 맞춘 조립품이니 같은 패거리들에겐 상당한 발상이었으리라. 이렇게 조작된 그럴싸한 얼들의 진위는 금방 들통이 날 수밖에.

자기와 생각이나 행동의 걸림돌이라며 상대를 살상하거나 앞서가는 이를 중상모략으로 끌어내려 깔아뭉개고, 절친의 직권을 빙자로 제3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안겨주거나 학지혈연을 출세의 가교로 활용하고, 권모술수와 아첨과 이간질도 능력으로 치부되니 미인계와 성상납으로 지름길 잘 닦는 것도 빛난 얼이란다. 개가 웃을 일 아닌가?

출세를 도와준 인사와 그 인맥을 요직에 등용하는 내 사람 만들기의 은전, 그 검은 줄에 회색 줄을 대고 비벼 섞바꾸는 기회주의 공직자들, 친인척, 절친, 뇌물공여자, 부적격자 등의 일자리 창출과 무 연고자에 대한 매관매직 등은 수수백년을 두고 자행되었던 악습속들이다. 이런 짓거리들은 벌써 사라졌어야 했는데, 이젠 정당화의 수순까지 밟고 있단다. 기가 찰 일이다.

전설 속 고려장(高麗葬)이 생로병사의 필수 과정(療養院)이 되었고, 상속의 균분으로 부모 봉양책무는 자녀에게서 벗어났으며, 불공평한 재산배분으로 화목한 가정 풍산되니 독자와 무자식이 상팔자란다. 이런 것도 조상의 얼인가?

나라님의 후궁제가 고관대작에게 전승되더니 오늘의 고위공직자는 성추행의 부끄럼까지 모르쇠니 온 국민의 사표는 그 안중에서 사라진지 오래였으리라.

김전원 충북민실련 상임대표
김전원 충북민실련 상임대표

이런 틈에 세계의 빛난 얼들이 하늘의 조화로 돌연변이가 되니 의식 있는 서민들은 미치고 환심장할 지경이다. 그럼 기후변화만 잘 다스리면 옛날로 돌아갈 수 있을까? 우주로 날아가 새 터전 닦으면 가능할까? 우리만 그런 건가?

그럼에도 창해대지로 억만장자가 된 졸부는 죽어도 열지 않을 구중심처의 금궤금고는 언제 어디에다 어떻게 쓰려고 오늘도 피라미드만 쌓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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