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음성 가섭사에서 19일 '조선전기 8명창 염계달의 음성 가섭사 수행득공처 발굴 학술세미나'가 개최됐다. 
음성 가섭사에서 19일 '조선전기 8명창 염계달의 음성 가섭사 수행득공처 발굴 학술세미나'가 개최됐다. 

판소리 천재이자 판소리계 정점에 서 있는 조선시대 명창 염계달이 10년간 독공했던 음성 가섭사에서 학술 세미나가 열린 것은 여러모로 유의미하다.

지난 19일 대한불교 조계종 5교구 본사 법주사가 주최한 이 세미나에서는 서편제와 동편제, 호걸제와 더불어 판소리의 여러 유파 중 하나인 충청도와 경기도에서 성행한 판소리 '중고제'에 대해 집중조명했다.

또한 명창 염계달은 19세기초인 조선 순조 무렵 활약한 판소리 8명창으로 중 하나로 '경드름'과 '추천목'을 도입해 판소리계에서 한 획을 그었다.

특히 충청도 판소리인 '중고제'는 우리나라 판소리 초기를 주도했으며 명창 염계달이 충북 음성 가섭사에서 10년간 독공(판소리 가객(歌客)들이 득음(得音)을 하기 위하여 토굴 또는 폭포 앞에서 하는 발성 훈련)했다는 사실은 학술적 가치 뿐만 아니라 국악계 전반의 판을 바꾸는 획기적인 사실이다.

국악학자와 판소리 명창 등이 참여한 세미나에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염계달이 음성 벽절에서 무려 10년간 판소리를 독공했다는 것은 지역의 환경이 판소리 수련하기에 푸근하고 잘 맞았으며, 동네 인심이 좋고 그를 아끼는 귀명창 후원자들이 존재했음을 나타냈다.

토론회에서는 염계달 명창 추모 판소리 축제, 염계달제 경드름·추천목 음반제작, 염계달 평전 출판, 기념관 건립과 예술단 창단, 토론회, 국악대회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풀어야 할 숙제는 남았다.

염계달과 중고제판소리에 대해 대중들의 이해도가 아쉽다. 음성 가섭사에서 주관한 이번 행사는 지자체 지원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이유는 명창 염계달에 대한 연구와 학술자료가 부족해 지원근거가 부족했기 떄문으로 알려졌다.

또한 실증과 대조확인 작업을 통해 소리제의 특징과 전승계보 등 종합정리한 결과물을 통해 판소리계에서 위상이 재정립돼야만 한다.

학술세미나에서 충북에서 활동중인 명창 조동언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의 어려움에 대해 토로했다. 서편제가 대세를 이루는 문화 속에서 사라진 중고제판소리를 복원시켜야 할 당위성에 대해서도 부연했다. 다이내믹하지는 않지만 맑고 경쾌한 소리로 이야기적인 성음이 이 시대와 부합한다는 그의 주장은 일견 일리가 있어 보인다.

조선후기 명창인 이날치의 경우와 비교하면 지난 2019년 결성된 '이날치 밴드'를 통해 판소리를 대중음악으로 재해석하는 시도와 함께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임을 증명해냈다.

사찰 가섭사에서 시작된 이번 세미나를 계기로 연구모임과 선양회가 결성, 음성군과 충청북도 나아가 충청권 4개 시도차원의 공동 학술용역을 통해 새로운 충청도 콘텐츠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이를 통해 국악의 대중화와 K-POP이 주목받는 이 시대에 중고제 판소리의 부활로 새로운 판이 도래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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