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배분·특정장르 편중·지역예술인 참여 부족 등 대표성 의문

/ 충북문화재단 제공
/ 충북문화재단 제공

[중부매일 박은지 기자](재)충북문화재단이 창립 11주년을 맞이해 오는 12월 기념공연 제작과 관련 예산규모와 지역 예술인 참여를 놓고 지역 문화예술계가 술렁이고 있다.

21일 (재)충북문화재단 창립 11주년 기념공연 작품제작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도비 2억을 투입해 오는 12월 8~9일 청주예술의전당에서 '무용, 연극, 소리 등의 융복합 창작공연' 형식으로 공연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번 공연제작의 핵심은 '차별성 있는 소재로 충북을 대표하며 매년 공연할 수 있는 지속활용 가능한 공연'을 목표로 한다는 데 있다.

문제는 충북을 대표하는 복합장르의 공연제작을 표방하면서도 정작 특정장르 예술인들로 편중돼 대표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협상에 의한 계약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예술감독을 제외한 시나리오 작가, 연출가, 음악감독 전원이 타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와 함께 40~50명 내외의 출연자 구성도 배우를 제외한 무용수, 퍼포먼스 멤버는 청주시립무용단원과 충주 택견시범단 등 공립기관 소속으로 계획돼 있어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지역예술인들의 현실은 외면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또한 총 12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집행위원회를 살펴보면 무용 2명, 연극 3명, 무예 관련 2명, 예술단체 1명, 충북도청 소속 공무원 2명과 충북문화재단 소속 2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와 함께 2억원 규모의 대규모 공연 작품임에도 불구, 집행위원회 구성부터 공연 상연까지 7개월이란 다소 촉박한 제작기간은 물론 7월 현재까지 집행위원회도 단 한차례만 열린 것으로 알려져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기본계획안이 소요 예산안을 살펴보면 전문가 사례비(연출가·예술감독·조연출·무대감독·조안무)3천500만원, 출연료 사례비(배우·무용단·퍼포먼스 멤버)4천만원, 의상대여 및 제작비 2천150만원 등이다.

이와 관련 지난 19일 충북도의회 제402회 임시회 제2차 행정문화위원회 2022년도 상반기 주요업무 추진상황 보고에서도 지적됐다.

이날 이옥규 충북도의원은 김승환 충북문화재단 대표이사에게 예산·지역 예술인 활용과 관련 조목조목 따져 물었다.

이 의원은 "주요 스텝구성에 있어서 지역 우수 예술인들에게 기회를 부여하지 않고, 정보도 모르고 있다는 것에 대해 아쉬움이 있다"면서 "2천150만원이란 공연의상 예산은 과다책정된 것으로 보이고 예술인 실태조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책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하며 기념공연 제작과 관련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김승환 대표는 "창립 10주년으로 기획됐으나 코로나19와 예산확보의 어려움이 있어 1년을 미뤄 진행하게 됐다"면서 "예술계 의견을 여러차례 들으려 했으나 조금 미진한 점이 있지 않았을까 이런 걱정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어느 정도 대규모 공연은 준비와 실행 등 1년6개월 이상을 잡아야 하는데, 저희는 7~8개월 안에 모든 걸 끝내야 되다보니까 그런 절차를 약간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다"며 사실상 절차상 미흡함에 대해 인정했다.

이와 관련 충북연극협회는 지난 21일 충북문화재단을 항의방문하고 이 공연과 관련 지역 배우들의 오디션 응모 등 보이콧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충북문화재단은 협상에 의한 계약방식으로 시행하는 '11주년 지역특화공연 운영대행 선정'과 관련, 투명한 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해 제안서 평가위원을 25일 오후 6시까지 공개모집한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