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들 "시공사 무단 설계변경에 시공 불량"시청 뒷짐에 불만 고조

[중부매일 나인문 기자] 속보= 세종시에서 유일하게 127세대의 테라스형 아파트로 건축 중인 '라포르테 세종'을 둘러싼 입주예정자와 시공사의 갈등이 세종시로 불똥이 옮겨붙고 있다. <6월 27일·7월 12일자 1면 보도>

시공사의 무단 설계변경과 시공 불량에도 세종시가 뒷짐을 지고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관련 사설 11면

특히 입주예정자들은 시공사 측과 시 관계자, 입주예정자들이 입회한 가운데 진행된 '합동품질검사'에서 누수 등 명백한 하자가 발견되고, 시공 불량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감독 요구에도 불구하고 시 주택과가 시공사 측을 두둔하는 듯한 행태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업체와 행정관청의 유착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입주예정자 A씨는 "시공 불량에 대해 잇달아 이의를 제기해도 사전점검 대행업체와 시공사 측을 비호하는 듯한 인상을 떨칠 수 없었다"며 "시민의 피해를 외면하고 업체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A씨는 또 "외지의 대형건설업체로 자본이 역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조례까지 제정하면서 지역업체에 의무적으로 하도급을 주도록 권고하고 있는 취지와 달리, 하도급을 받는 지역건설사가 토착세력으로 군림하면서 이러한 현상이 빚어지는 게 아닌지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며 "'라포르테 세종'의 하도급 계약을 전반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의구심을 제기했다.

B씨도 "지난달 '합동품질검사'에서 시공 상태가 매우 불량해 계약상 입주일까지 '절대 보수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을 받았는데도, 건설사인 ㈜건영이 준공기일에 맞춰 입주를 밀어붙였다"며 입주민들이 인정할 수 있도록 충분한 재시공이 이뤄져야 한다는 요청도 묵살당하기 일쑤였다"고 토로했다.

특히 "분양계약 당시 약속과 달리 ▷필로티 및 창고 높이 변경 ▷바닥 타일재 변경 ▷새시 및 창호 색상 변경 등 무단 변경사례가 수두룩하고 벽체 누수, 배수 불안정 등 중대 하자가 발생했는데도, 시민들의 호소보다는 시공사 측의 입장을 대변하는 시의 행태를 납득할 수 없었다"고 성토했다.

B씨는 또 "당초 공급계약서를 작성하면서 '분양주택의 하자가 중대하고 보수가 곤란해 계약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에도 불구하고, 시 관계자는 문제가 없는 세대는 부분적으로 사용승인을 내주겠다고 입주예정자들의 요구를 묵살했다"고 말했다.

C씨는 "벽체 안쪽에서 물이 떨어지고 콘크리트 내부에서는 수산화나트륨(NaOH)이 물에 용해돼 밖으로 나오는 백화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며 총체적인 부실시공을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시 주택과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누수 등 하자가 확인된 만큼 당초 7월 27일로 잡혀 있던 준공기일에 맞춰 사용승인을 내주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며 "단, 일부 세대의 경우 자신들은 하루빨리 입주해야 한다는 요청이 있기 때문에 희망세대에 한해 임시 사용승인을 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또 "입주예정자들이 건설사와 유착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행정청에서는 건설사나 입주예정자 모두 민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중간자적인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판단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상태"라고 해명했다.

한편, 라포르테가 들어선 세종시 해밀동이 선거구인 윤지성 세종시의회 의원은 "승인권자인 시가 건축물 사용승인 전 주택법 등 관련 규정 위반 여부를 철저하게 확인한 후 행정 절차를 충실히 이행해 입주예정자들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필요하면 행정사무감사 등을 통해 향후 진행 상황에 대해 적정 처리 여부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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