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위 구성·장르 제안" 입장 밝혀… 지역 예술계 "꼬리자르기식 대처"
김영환 지사 "무예 소재 납득 안돼"… 조직개편 예고 사업 추진 빨간불

충북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김승환 충북문화재단 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아 소감을 밝히고 있다. / 김용수
김승환 충북문화재단 대표이사. /중부매일DB

[중부매일 박은지 기자]속보= (재)충북문화재단이 지역예술인 배제로 인한 '창립 11주년 기념공연 논란'과 관련 해명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25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확대간부회의를 통해 "충북문화재단 11주년 기념공연의 기획부터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혀 취임 이후 문화예술정책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5일 김승환 충북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충북문화재단 11주년 기념공연에 대하여'란 글을 통해 이번 사업의 집행위원 구성부터 특정장르 선정까지 책임소재가 본인에게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업은 충북문화재단에서 충청북도에 건의하고 문화재단에서 기초계획과 방향을 수립해, 2022년 3월 추경예산을 확보해 실행하고 있다"면서 "시나리오 작가 박춘근, 연출가 최성신, 음악감독 황오준 그리고 예술감독을 비롯한 집행위원 구성 및 특정 장르 선정도 모두 충북문화재단의 대표이사이자 집행위원인 제가 추천 및 건의하고 집행위원회의 의결을 받아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충북문화재단이 이번 사업을 기획, 건의, 실행했다고는 하지만 집행위원회에는 박순영 충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과 김진석 충북도 문화예술산업과장, 한필수 충북문화재단 사무처장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와 관련 충북 예술인 A씨는 "김승환 대표가 모든 책임을 본인이 지고 가려는 모양새"라면서 "이 사업은 당초 취지부터 이시종 전 충북도지사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꼬리자르기식 대처라고 한탄했다.

또 다른 예술인 B씨는 "이번 공연 주요 구성원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청주시립무용단과 충주택견시범단은 엄연히 공립기관 소속으로 안정적인 수입이 있는 직장인"이라며 "젊고 유능한 예술인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설 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번 논란과 관련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25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충북문화재단 창립 11주년 공연이 어떻게 해서 무예를 소재로 기획됐는지 납득할 수 없다"며 "문화재단의 운영 실태를 들여다보고 조직을 전면적으로 개편할 것"이라고 밝혀 오는 12월 예정된 기념공연 추진에 빨간불이 켜졌다.

앞서 충북문화재단은 지난 5월23일 '2021 충청북도 예술인 실태조사' 최종보고회를 개최한 바 있다.

당시 5천309명의 예술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충청북도 예술인의 1년간 총 소득은 코로나19 이전에는 평균 1천768만원, 코로나19 이후에는 평균 1천437만원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와 함께 예술인들이 예술활동시 가장 어려운 점으로 33.9%가 '충북 기관·단체의 예술인 지원 부족', 26.6%가 '예술 행사·사업의 부족'을 꼽아 이번 충북문화재단 기념공연의 일련의 추진과정은 지역예술인의 현실을 외면한 처사라는 게 지역문화예술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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