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330곳 중 6곳 참여… 포전 매매·샤인머스캣 전환 주효

2019년 향수 포도복숭아 축제 청소년 페스티벌 행사 모습<br>
2019년 향수 포도복숭아 축제 청소년 페스티벌 행사 모습

[중부매일 윤여군 기자]충북 옥천군이 이달 29일 '향수옥천 포도·복숭아 축제' 개최를 앞두고 있으나 포도재배농가의 감소로 포도 수급이 원활하지 못해 축제 방식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군은 코로나19로 인해 3년 만에 올해 대면 행사로 축제를 개최할 계획이지만 정작 포도 물량이 확보되지 않아 '포도 없는 축제'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특히 최근 캠벨어리 포도를 재배했던 대부분 농가들이 샤인머스켓이 인기를 끌자 복숭아재배로 전환하거나 샤인머스켓으로 품종을 바꿔 재배하면서 포도 수급에 문제가 발생했다.

군에 따르면 캠벨어리 포도 재배농가는 2020년 237농가 93㏊에 비해 지난해말 기준 53농가 16㏊로 급감했다.

반면 샤인머스켓은 지난해말 기준 278농가 97㏊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며 역전됐다,

이로인해 이번 축제에는 복숭아 농가 35곳이 참여하는 반면, 포도 농가는 참여율이 감소해 2018년 17곳, 2019년 14곳이었으나 올해는 6곳으로 절반도 안된다.

시설포도 중심지인 옥천군은 새콤달콤한 향이 일품인 캠벨얼리 포도를 주로 재배했기 때문에 축제 역시 캠벨얼리 수확시기에 맞춰 매년 7월에 개최해 왔다.

하지만 껍질째 먹는 샤인머스캣이 보급되면서 캠벨얼리 재배가 급감하는 추세인 데다 중간 상인들이 '포전 매매'(밭떼기) 형태로 직접 수확해 가는 경우가 많아 축제용 포도 확보가 쉽지 않다.

특히, 재배가 늘고 있는 샤인머스캣은 가온재배의 경우 7월에 출하가 가능하지만 8월 중순 이후에나 수확이 가능하기 때문에 재배시설 온도 등을 높여 조기 수확하지 않고서는 축제참여가 어려워 축제 시기와 맞지 않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번 축제에는 이 지역 포도 농가 330곳 중 샤인머스캣 농가 2곳, 캠벨얼리 농가 2곳, 조생종 자옥 농가 2곳만 참여한다.

옥천군은 캠벨어리 포도가 인기를 끌던 지난 2007년부터 제1회 옥천포도축제를 개최한 이후 4년동안 포도축제를 개최해 오다 2011년부터 복숭아 재배 농가가 늘면서 제5회 옥천포도·복숭아 축제부터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올해 '포도없는' 축제를 계기로 축제 방식 변경을 검토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농민 김모씨(58·동이면)는 "이미 포도축제로의 명성은 수년전부터 사라졌고 3년 동안 비대면 축제로 치러지는 동안 이름뿐인 축제로 열려 왔기 때문에 축제 명칭을 변경할때가 됐다"며 "옥천군이 포도농가들의 입장을 생각해 축제 변경을 선뜻 진행하기 쉽지 않겠지만 현실을 감안하면 어쩔수 없는 상황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축제 준비 기간동안 포도수급이 원할하지 못해 참여 농가 승낙도 쉽지 않았다"면서 "축제가 끝난뒤 오는 9월에 축제평가회에서 축제 방식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지지 않겠냐"며 조심스런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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