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초발심자경문(初發心自警文)은 보조(普照)스님이 저술하신 계초심학인문(誡初心學人文)과 원효스님이 쓴 발심수행장(發心修行章),그리고 야운(野雲)스님이 지은 자경문(自警文)을 엮은 책이다.
그래서 이 세 권의 책이름을 줄여서 ‘초발심자경문’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불문에 들면 제일 먼저 배우는 교과서로서 수행규범과 여러 가지 교훈들이 주옥같은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처음 불법을 만난 이는 이 책을 통해 가슴 뭉클한 감동과 환희심을 느낀다.

현재는 정식 스님이 되기 전,즉 행자시절에 배우고 읽히는 교재이기도 하다.
밥 짓고 국 끊이던 힘든 행자시절에 이 책을 펼치면 신심의 샘물이 솟구 치곤 했다.아마도 불문에 들어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 그 가르침을 처음 배운다는 벅찬 감정 때문이었으리라.

그 힘든 틈을 타 초발심자경문을 읽고 외우던 그 시절이 이제는 꿈만 같다.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밥이 익을 때까지 외우던 천수경과 초발심자경문, 그래도 피곤할 줄 모르고 줄줄 외웠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스님네들은 적어도 초심 정도는 다 외울 줄 안다. 정말 ‘첫 마음을 내어서 발심하던 시절의 값진 교훈’이었던 셈이다.

이 세 가지 내용 중에서 ‘계초심학인문’을 맨 처음에 둔 것은 출가인 생활에 기본적인 규범을 말해주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내용은 출가인 뿐만 아니라 불자들에게도 귀감이 되는 그런 보장금언(寶臟金言)이라는 사실이다.계초심학인문(誡初心學人文).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처음 마음을 내어 공부하는 사람을 경계 하는 글’이라는 뜻이다.

이 계초심학인문은 불일(佛日) 보조(普照)스님이 저술한 수행자의 규범을 말한 일종의 계율서 같은 것이다.

스님이 나이 33세 때 당시의 퇴폐한 교계를 바로 잡고 수행 풍토를 일신하기 위해 이 글을 손수 지어 공포하였다.
초심(初心)이란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마음을 처음 일으킨 것을 말한다.
중생의 어두운 마음과 번뇌를 여의고 깨달음을 이루려는 마음이다.

그러므로 부처님 법을 알고 싶다는 마음을 내는 그 순간이 바로 초심인 것이다. 경전 공부를 시작하는 여러분이 바로 초심자라고 할 수 있다.
이 글의 내용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수행자가 되려고 하는 시기, 즉 행자시절을 경계하는 글, 둘째 스님들이 대중살이를 함면서 저지르는 잘못을 경계하는 글, 세 번째 참선 공부하는 이가 지켜야 하는 자세와 정진에 대한 간절한 경책의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문헌에 의하면 조선 이태조 6년 조계종 본산 흥천사의 초대 주지였던 상총(尙聰)선사가 왕의 뜻을 받아 전국의 사원에 유포함으로서 절 집에서 배우는 첫 번 째 교재로 채택되었다고 한다.이 때 비로소 전국 사찰에서 행자들을 교육하는 필수과목으로 제도화되었던 것 같다.

이 책의 한문판은 해인사에 보관돼 있고, 언해본판은 송광사에서 보존하고 있다. 중국의 명장(明臟)과 일본의 신수대장경(新修大臟經)에도 수록되어 있다./ 대한불교 조계종 관음사 주지

▶현진스님은

속리산 법주사에서 출가했다. 해인사 승가대학과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졸업을 졸업하고 해인사 포교국장을 역임했다.

현재 월간 해인 편집위원과 충북경찰청 경승위원, 민주평통자문위원,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상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