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도시에 입점 입소문 나 '북적'… 작가가 운영하는 책방

충주시 교현동에 위치한 독립서점 온다책방. /김명년
충주시 교현동에 위치한 독립서점 온다책방. /김명년

[중부매일 박은지 기자] 충주시립도서관과 충주경찰서, 충주여자중학교 300여m 거리에 위치해 있는 독립서점 '온다책방(대표 서하은)'은 지난 2015년 9월 처음 문을 열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ㄷ자 형태의 서점 내부는 서 대표의 안목이 돋보이는 독립출판물이 '북 큐레이션(북(Book)과 큐레이션(Curation)의 합성어로, 특정주제에 맞는 책을 선별해 제안하는 것)형태로 곳곳에 배치돼 있었다. 책방 이름인 '온다'는 溫多(따뜻함이 많다), 온다(고객이 찾아온다), 온다리쿠(일본작가)에서 시작됐다는 게 서하은 대표의 말이다. 현재는 작가 온다리쿠 보다 시인 황인찬과 김이강에 꽂혔다는 서 대표는 독립출판물 작가이자 필명을 쓰며 여러 작가들과 협업하는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문학가이기도 하다. 그의 책을 살펴보면 청춘음울(2015), 서른 지나고까지(2016), 창백한 밤에 낱말(2018), 무명독립작가의 허술하고 나른한 수필집(2019), 몽상(2019) 등 글을 쓰고 책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서울 출생인 그녀가 충주에서 독립서점을 열게된 계기는 뭘까.


"작가 활동을 하면서 작업실 겸 책방을 운영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2015년 당시에는 충주에 독립서점이 없어서 독립출판물을 사려면 서울까지 가야 했다. 대형서점에서 파는 책 말고 독립출판물이 주는 매력을 아는 분들이 책 구입을 편하게 하셨으면 하는 마음에 책방을 열게 됐다. 열고보니 동네분들 말고도 외지에서 찾아오는 분들이 많아졌다. 특히 제가 쓴 책을 보시고 얘기를 나눠보고 싶다면 서울에서 찾아온 독자도 있었는데 놀랍고 신기한 경험이라 가장 기억에 남는다."

8년여간 책방이 운영되면서 충주 온다책방은 알음알음 입소문을 타고 방문객들이 늘어갔다. 그와 동시에 인지도도 높아지며 공공기관, 신문, 잡지, 방송사에서 주목하며 연일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었다. 하지만 서하은 대표는 현재 인터뷰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책방운영에 있어서 위기를 꼽으라고 하니 말을 아꼈다.

"처음 책방이 문을 열고 알려지기 시작하자 인터뷰 요청이 많았다. 온다책방만의 편안함, 예쁜 서가, 독립출판물이란 특색이 주목받길 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것이 멈춰설 때이기도 했다. 몇번의 행사와 모임도 그쯤 중단됐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한국서점조합연합회에서 심야책방 사업 등 동네책방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했었다. 또 글을 쓰면서 책방을 운영하는 일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그때는 당장 문을 닫아도 이상할 것 없는 상태였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애정을 갖지 않으면 일하기가 싫어진다. 최근에는 책방과 독립출판물의 매력, 책을 찾아오시는 동네분들과 도서부 친구들 덕분에 다시 독립서점을 운영하는 일이 재밌어졌지만.

지난 2015년부터 독립서점을 운영하게 된 서 대표가 바라보는 독립출판물과 책은 어떤 의미일까.

충주시 교현동에 위치한 독립서점 온다책방. /김명년
충주시 교현동에 위치한 독립서점 온다책방. /김명년

"현재는 서울 등지에서 출판물마켓도 크게 열리고 규모나 인지도면에서 크게 발전했다. 독립출판물은 판형부터 디자인, 포장, 유통까지 다양해 독자들의 취향과 그들의 생각을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는 좋은 매개체가 된다. 독립출판물의 매력이라고 하면 책마다 고유한 저자의 취향이나 생활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혼자만 읽기 아까운 책도 많다. 다만 펴보기 전까지는 어떤 내용인지 잘 알 수 없기도 하다. 책을 읽는 동안 저자와 함께 그의 삶을 공유하는 경험이 매력적이다. 독립출판물을 몇권 낸 저에게 주변인들이 자주 책을 내는 방법에 대해 묻곤 한다. 많은 설명보다 일단 시작하시라고 권하고 싶다. 무조건 도전하시길 권하고 싶다. 지금까지 많은 분들이 출판에 대해 저에게 문의하셨는데 직접 책을 들고 온 독자는 한 명뿐이다. 다들 먹고사는 일이 바빠서, 조금 게을러서, 시작을 두려워 하시는데 내 이야기를 담아낸 책 한권을 오롯이 손에 들게 된다면 두번째, 세번째 책 출판은 어렵지 않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서하은 대표가 꿈꾸는 독립서점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충주시 교현동에 위치한 독립서점 온다책방. /김명년
충주시 교현동에 위치한 독립서점 온다책방. /김명년

"물론 그런 생각을 안해본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운영해왔듯 깊은 고민과 생각을 하면서 운영하고 싶지 않다. 당장은 오늘 하루 잘 운영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독립서점을 사랑하시고 독립출판물에 대해 애정하시는 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또 온다책방에 언제든 오신다면 마음에 드는 책을 한권쯤 발견하실 수 있으리라 믿는다. 내향인이라 꽤 무뚝뚝한 편이지만 손님에게는 친절하다. 단순 사진촬영을 목적으로 오시는 손님은 사양한다. 온다책방에 오시면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하실 수 있길 바란다. 언제든 좋은 독립출판물을 추천해드리겠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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