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우 전 충북도장애인체육회 전문체육부장이 충북 장애인 체육의 미래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정세환
남양우 전 충북도장애인체육회 전문체육부장이 충북 장애인 체육의 미래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정세환

[중부매일 정세환 기자] "제가 비록 선수 출신은 아니었지만, 약 20년간 늘 선수들과 함께했습니다. 앞으로도 멀리서나마 충북 장애인 체육의 발전을 응원하겠습니다."

지난달 퇴임한 남양우(60)전 충북도장애인체육회 전문체육부장은 17년간 체육 업무를 했지만, 처음부터 전문 체육인은 아니다.

음성 덕생초와 음성중·고를 졸업한 남 부장은 대학에서는 회계학을 전공했다.

체육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오랜 기간의 대기업 근무와 국회의원 보좌관 경력을 살려 지난 2006년 설립된 충북도장애인체육회에 기획관리팀장으로 입사했다.

그 이후 남 부장은 정년퇴임까지 충북 장애인 체육의 발전을 위해 헌신했다.

그는 창립 멤버였는데, 당시에는 도청 내 사무실 한 칸을 얻어 사무처장도 없이 직원 5명이서 모든 업무를 다 처리했다고 한다.

남양우 전 충북도장애인체육회 전문체육부장이 충북 장애인 체육의 미래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정세환
남양우 전 충북도장애인체육회 전문체육부장이 충북 장애인 체육의 미래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정세환

남 부장은 "충북도장애인체육회는 직원 5명과 예산 4억원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실업팀 감독과 전임 지도자까지 직원 45명에 예산 70억원으로 그 규모가 크게 늘었다"며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 날로 위상이 높아지는 우리 장애인체육회가 자랑스럽다"고 감회를 밝혔다.

도장애인체육회 규모뿐만 아니라, 장애인 선수도 크게 늘었다. 2007년의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200여명이 참가했으나, 지난해에는 2배 증가한 400여명이 참가했다.

그러나 남 부장은 단순 몸집 키우기가 아닌, 선수 한 명 한 명에게 집중했다.

지적 장애 선수들의 경우에는 눈도 맞추지 않을 정도로 마음의 문을 닫은 선수들이 많았는데, 남 부장은 그 문을 열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했다.

그는 "늘 외면하기만 하던 선수들에게 항상 진심을 다하니, 전과는 다르게 밝게 변하는 모습을 보고 벅찬 감동을 느꼈다"며 "'부장님 안녕하세요'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정말이지 내 귀를 의심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함께 어울려 훈련하는 선수들의 기량 발전과 긍정적인 변화에 큰 보람과 성취감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남양우 전 충북도장애인체육회 전문체육부장이 충북 장애인 체육의 미래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정세환
남양우 전 충북도장애인체육회 전문체육부장이 충북 장애인 체육의 미래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정세환

남 부장은 지난 2017년부터 올해까지 전문체육부장으로 재임했는데, 이 기간에 충북 장애인 체육회는 황금기를 누렸다.

2017년 충북은 전국장애인체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함과 동시에 대회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이후 전국장애인체전에서 2018년 2위, 2019년 3위, 2021년 4위 등을 비롯해 각종 대회에서 상위권 성적을 차지했다.

남 부장은 "충북의 전국장애인체전 개최와 우승은 평생 잊지 못할 행복한 기억"이라며 "충북을 넘어 전국 장애인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기에 충분했다"고 말했다.

또 남 부장은 충북 장애인 체육의 미래를 위한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충북에는 사무처 업무를 할 수 있으면서도 각 장애의 특성에 맞게 훈련이 가능한 장애인체육회관이 필요하다"며 "축구 한 종목만 1년에 훈련장 대관료로 2천만원 이상을 소요하는데, 이런 소모성 예산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퇴임 후 제2의 인생으로 문화관광해설사를 준비하고 있는 남 부장은 "충북의 문화예술을 알리는 충북의 홍보대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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