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김동우 논설위원

"나는 천재가 아니다, 다만 호기심이 많을 뿐이다."(아리스토텔레스). "호기심은 그 자체만으로 존재 이유가 있다."(아인슈타인). 피카소는 '자신은 아이의 눈을 가지고 있다.'라고 할 정도로 호기심이 충만했다. 그는 호기심 덕분으로 20세기 대표 화가가 되었다. 프랑스 소설가 베르베르는 지난 2004년 한국을 방문해 "한국인은 호기심이 가득 차 있다. 열린 눈과 마음으로 새로움을 추구한다."라고 말했다.

'호기심(好奇心)'은 기묘하고 이상한 것에 대해 몹시 끌리는 마음이다. '기묘(奇妙)와 이상(異常)'은 미지 세계다. 미지 세계의 존재 근원과 이유를 파헤치는 학문 욕구가 바로 호기심이다. 탐구 욕구를 기반으로 한 사유 방식인 셈이다. 발명과 탐구의 원천이다. "끼"는 '독특한 기질이나 성향'이다. 장차 무언가 해 낼 수 있는 잠재력이다. '마음의 에너지'이기도 하다. 호기심과 끼는 바늘과 실의 관계다. 호기심은 드러나지 않은 끼를 발현시키는 인자이다. 호기심이 독립변수라면 끼는 종속변수다. 호기심 유무와 정도에 따라 끼 발현 여부와 정도가 결정된다.

호기심 유발과 끼 발현이 가장 요구되는 대상은 대학생. 그들은 습관, 기존 학설이나 이론 등의 되새김질이나 추수(追隨)에서 탈피해야 한다. 변화나 생성을 추구하고 차이 나는 반복을 통해 과거와 현재 너머의 미래를 바라봐야 한다. 최선책은 호기심 유발에 따른 끼 발현이다.

연구(硏究)의 '연(硏)'은 '돌 석(石)'과 '열 개(開)'의 합성어다. 돌을 깬다는 의미다. '구(究)'는 '동굴 혈(穴)'과 '아홉 구(九)'의 합성어다. 깊고 어두운 동굴을 횃불 든 손으로 더듬으며 들어간다는 의미다. 호기심은 돌을 깨부수고 손에 든 횃불로 캄캄한 동굴을 이리저리 비추는 행위다. 끼는 돌과 동굴의 본질이다. 돌을 깨야 그 성분을 알 수 있고, 동굴을 비춰야 그 내부를 제대로 볼 수 있다.

현실은 그러하기에 녹록지 않다. 사회는 순위 결정전에 학생들을 몰아넣고 있다. 많은 학생은 선두를 차지하기 위해 무한경쟁에 시달린다. 대학이 상아탑의 상징임은 오래전에 사라졌다. 언감생심 호기심을 유발하고 끼를 발산할 틈이 없다. 더욱이 등록금과 수업 질이 비례하지 않는, 이른바 학문 가성비가 최악인 상황이 우리 대학의 현실이다. 남다른 재능과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지만, 경제적 뒷받침이 빈약한 학생은 호기심 유발은 물론 끼를 실현할 여력이 크게 부족하다. 자칫 끼가 사장될 우려가 크다.

김동우 YTN 청주지국장
김동우 논설위원

이런 학생만을 위한 장학제도가 6년째 계속되고 있다. 호기심 유발과 끼 발현을 견인하는 호기심. 끼 장학제도다. 이 제도의 주체는 충북의 향토기업이자 우량기업인 대신정기화물자동차(주)(회장 오흥배). 지난 2017년부터 올 1학기까지 충북대 발전기금재단을 통해 충북대생이 혜택을 받았다. 2022년 2학기부터는 충북인재양성재단을 통해 청주 지역 대학생이 혜택을 받는다. 장학금도 종전보다 2배(한 학기당 200만 원) 증액되었다. 지금까지 호기심. 끼 장학금으로 지급된 금액이 2억여 원이 넘는다. 수혜 학생이 40여 명, 수여횟수가 70여 차례에 이른다.

호기심. 끼 장학제도는 기업의 사회 공헌은 물론 인재발굴에 큰 몫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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