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성분 내세운 '친환경 물티슈' 동남아서 통했다

[중부매일 박상철 기자] 초기 창업 기업이라면 꼭 넘어야 할 시기가 있다. 죽음 계곡이라 불리는 데스밸리(Death Valley)다. 이를 이겨내지 못하면 기업은 성장 동력을 잃게 된다. '창업도약패키지 지원사업' 충청지역 주관기관으로 선정된 충북대기술지주는 올해 20개 창업기업을 선정, 사업화를 지원한다. 본보는 이들 기업을 추천받아 경쟁력과 성장 비결을 들여다본다. /편집자

물티슈는 언제부턴가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한국 성인 평균 월 60회 이상 물티슈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물티슈는 위생과 청결 유지를 위해 다양한 목적으로 손쉽게 사용된다. 게다가 편의성과 휴대성까지 우수한 덕에 물티슈 시장은 날로 커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소비자는 물티슈가 환경오염 주범이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국어사전에서 티슈(Tissue) 정의를 찾아보면 '화장용 얇고 부드러운 질 좋은 종이'라고 풀이돼 있다. 그래서인지 물티슈도 천연펄프 재질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올담은 생산하는 물티슈는 기존 제품들과 달리 미세 플라스틱이 사용되지 않았다./올담
올담은 생산하는 물티슈는 기존 제품들과 달리 미세 플라스틱이 사용되지 않았다./올담

물티슈의 원재료는 플라스틱 합성 섬유인 폴리에스터다. 보통 폴리에스터 원단만 사용하거나 재생 및 천연섬유 등을 혼방해 만들어진다. 폴리에스터는 물에 젖어도 내구성이 떨어지지 않고 수분 흡수나 배출이 빠르다. 하지만 재활용이 불가해 매립이나 소각을 통해 처리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환경문제를 야기한다. 매립 후 썩기까지는 100년 이상이 소요되며, 소각할 경우 다이옥신 등 유해 물질이 발생한다. 미세 플라스틱 문제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위생용품 안전성 문제 해결 고민에서 첫발을 뗀 스타트업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지난 2018년 창립한 위생용품 전문기업 ㈜올담(최병진 대표)이다. 올담은 기존 제품들과 달리 미세 플라스틱이 사용되지 않은 위생용품을 자체 개발함으로써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충북대학교 학연산공동기술연구원 둥지를 튼 올담은 짧은 업력에도 불구하고 국내·외에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매출이 매년 두 배 이상 증가세를 보이며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현재 올담은 ▷친환경 물티슈 ▷플러셔블(Flushable) 물티슈 ▷청결티슈 ▷생리대 등 총 20여 가지 제품을 생산한다. 대부분 친환경 제품으로 환경은 물론 인체에 무해하다. 덕분에 올담 제품 인기는 날로 늘고 있다. 국내 대형 소셜커머스 입점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지난 2020년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신호탄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이다.

최병진 올담 대표가 자사 제품 경쟁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박상철
최병진 올담 대표가 자사 제품 경쟁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박상철

최병진 대표는 "스타트업의 경우 소비재 시장에서 매출과 브랜드 인지도를 올리는 것이 쉽지 않다. 국내 물티슈 시장은 경쟁 심화로 진입장벽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첫 타깃으로 접근성과 물류 이동이 용이한 동남아시아로 택한 뒤 맞춤형 제품 설계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힘입어 올담은 동남아시아 '쇼피(Shopee)', '라자다(Lazada)' 등 대형 이커머스 물티슈 분야에서 국내 및 해외 글로벌 브랜드를 따돌리고 전체 판매 1위를 기록 중이다. 아울러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말레이시아, 베트남, 대만 등 직접 수출과 OEM(주문자위탁)생산으로 올담 브랜드 가치 제고에 힘쓰고 있다.

올담이 국내·외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친환경 제품'과 '신속한 대응'이 주효했다. 올담은 불필요한 화학물질을 배제하고 자연 소재 원료와 소재를 사용해 전 제품 비건 및 OCS유기농 인증을 획득했다. 또한 모든 절차에서 동물 실험과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 PETA인증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올담 제품은 자연유래 펄프를 함유한 원단에 천연 자연 추출 성분만을 담아 남녀노소 누구나 사용하기 적합하다. 게다가 6단계 꼼꼼한 정수 시스템으로 미생물과 이물질을 제거한 99.9% 정제수만을 사용해 위생적으로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비데물티슈는 물에 잘 풀리는 플러셔블 원단으로 제작돼 사용 후 변기에 버리면 하수처리 과정에서 미생물에 의해 자연분해 된다./올담
비데물티슈는 물에 잘 풀리는 플러셔블 원단으로 제작돼 사용 후 변기에 버리면 하수처리 과정에서 미생물에 의해 자연분해 된다./올담

특히 플러셔블(Flushable) 물티슈. 일명 비데물티슈는 물에 잘 풀리는 플러셔블 원단으로 제작돼 사용 후 변기에 버리면 하수처리 과정에서 미생물에 의해 자연분해 된다. 현재 비데물티슈는 올담 캐시카우(수익창출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올담은 고객 요구 사항을 즉시 반영하는 운영시스템을 갖춰 경쟁력을 확보했다. 대부분 매출이 온라인 판매로 이뤄지는 만큼 구매후기나 댓글에 쓴 고객 평가를 적극 제품에 적용함으로써 만족도를 극대화 시키고 있다.

올담이 올해 3월 출시한 신제품 올오가닉 생리대로 고분자 흡수체(SPA)를 사용하지 않은 게 큰 특징이다./올담
올담이 올해 3월 출시한 신제품 올오가닉 생리대로 고분자 흡수체(SPA)를 사용하지 않은 게 큰 특징이다./올담

여기에 그치지지 않고 올담은 제품 다변화로 통한 수익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올 3월 올담은 국내에 없었던 100% 텍사스산 유기농 순면 탑시트와 고분자 흡수체(SPA) 사용하지 않은 올오가닉 생리대를 신제품으로 출시했다.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 생분해성 방수 필름 사용과 인체공학적 커브 디자인으로 보다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한다.

이처럼 올담은 기존 제품과 크로스셀링(Cross selling, 교차판매)이 가능한 품목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매출 증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올담이 지난 4년간 수상 이력도 화려하다. ▷2019년 창업성공패키지 청년창업사관학교(충북) 성공평가(우수 등급), 벤처창업진흥유공 중기부장관 표창 ▷2020년 중소벤처업진흥공단 이사장 표창, 충북중소기업인상 수상(유망수출기업 부문), 신용보증기금 Start-up NEST 제7기 선정, 창업성공패키지 청년창업사관학교(충북) 성공평가(최우수등급) ▷2021년 중소벤처업진흥공단 이사장 표창 ▷2022년 충북대학교 우수산학협력기업 선정 등 국내 우수 중소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 대표는 "싱가포르에서 물티슈 판매 1위라는 성과를 통해 해외 시장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국내 이커머스 채널도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인 만큼 국내·외를 아우르는 투 트랙 전략으로 마케팅을 펼칠 방침이다. 이를 기반으로 올담이 단순 물티슈가 아닌 위생용품 전문 브랜드로 키워 나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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