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세환 정치행정부 기자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지난달 29일 청남대에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 취환 한중문화우호협회장 등을 만났다. 김 지사는 싱하이밍 대사에게 중국 지방정부와의 오랜 우호교류 역사를 언급하고, 청남대 임시정부기념관이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를 모티브로 디자인됐음을 설명했다. 또 2022 괴산유기농산업엑스포에 초청했고, 추후 중국대사관 방문도 약속했다.

이는 김 지사가 중국과의 활발한 기술교류, 수출과 무역, 관광객 유치 등을 염두에 둔 중국 세일즈이다. 마침 올해가 한·중 수교 30주년이기에 시기도 적절하다.

그러나 김 지사가 중국 세일즈를 하기에 앞서 한 가지 놓친 것이 있다. 바로 '중국인 유학생 페스티벌'이다. 중국인 유학생 페스티벌은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년간 열리지 않았지만, 본래 3천여명의 중국인 유학생이 청주에 모이는 대규모 행사였다. 그러나 김 지사의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한 마디에 중국인 유학생 페스티벌은 세계무예마스터십처럼 폐지 위기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중국인 유학생 페스티벌은 국내에서 주한중국대사관이 후원하는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 청주대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청주의 대학생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충북대 총학생회장 선거 때마다 중국인 유학생 페스티벌 유치가 단골 공약으로 나오지만, 한 번도 지켜진 적은 없다. 충북대가 국립대이다 보니, 교직원들에게 일 만들기 싫어하고, 안전 문제 등 책임지기 싫어하는 공무원 특유의 소극 행정 문화가 발동돼 장소 제공 등의 협조를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세환 정치행정부 기자
정세환 정치행정부 기자

지난번에는 주중대사를 청남대에 초대했으니, 다음번에는 중국인 유학생 페스티벌 현장에 초청하는 것은 어떨까. 한국인 대학생들과 중국인 유학생들이 청주대뿐만 아니라, 충북대, 서원대 등을 누비면서 어우러지는 청춘의 열기를 함께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북이 중국을 대하는 외교적 노력이 느껴질 것이다.

옛날부터 이미 존재하는 호수 몇 개를 공원처럼 꾸미는 것이 르네상스가 아니라,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선도해나가는 것이 진정한 르네상스임을 김 지사는 왜 모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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