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세환 정치행정부·체육 담당 기자

아장아장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생후 1년 이내의 아기에게 필요한 것은 부모의 무한한 사랑과 애정 어린 관심이다. 돌도 안 지난 아기를 이족보행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내버려 뒀다가는 각종 사고에 노출되기 쉽상이다.

첫 걸음을 내딛고 있는 지금의 청주FC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 커가는 아기와 같다. 청주FC의 프로리그 진출이 확정됐고, 이를 대비해 브라질 용병 등 선수단을 보강하고 있다. 또 경품 추첨 등 다양한 이벤트로 홈 경기 관중을 점차 늘리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부모의 보살핌이 필요하다. 청주FC에게 부모는 우리 160만 충북도민들이다. 수십년간 도민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한화 이글스처럼 앞으로는 청주FC도 우리의 새로운 자식이라 생각하고 사랑을 나눠줘야 한다. 곧 청주FC가 우리를 웃고 울게 하며 효도할 것이다.

일반 도민들뿐만 아니라 도민의 대표인 지방자치단체장들과 정치인들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난 15일 강원FC 경기를 참관한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본인의 이름이 적힌 강원FC 홈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나와 시축을 했다. 경기 내내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의 많은 비가 왔음에도, 김 도지사는 우산을 써가면서까지 전·후반에 관중석을 지켰다.

이는 지난달 9일 청주종합운동장에서 열렸던 청주FC의 홈 경기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새로 당선된 지자체장들과 시·도의원들은 멋진 양복을 빼 입고 경기장에 와서는 간단한 인사말과 사인볼 전달 이벤트를 한 후 빠르게 자리를 떴다. 취임 후 처음 경기장에 왔으면 해당 경기 정도는 직접 보고 가야 각자 자신들이 한 감사 인사에 진심이 담기는 것 아닐까.

정세환 정치행정부 기자
정세환 정치행정부·체육 담당 기자

이시종 전 충북도지사는 처음 도지사에 당선되자마자 프로축구단 창단 공약을 파기했다. 그러고는 12년이 지나 3선 퇴임 직전에야 '우는 아이 달래기' 식으로 청주FC 지원을 승인했다. 새로운 도지사, 시장님들은 이제 지원금 손에 쥐어줬으니 알아서 커라는 식의 방임 대신 직접 돈 내고 유니폼도 사고, 주말 저녁이면 주변 지인들과 치킨에 맥주 한 잔 하면서 홈 경기도 관람해 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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