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영의 디지털 컨버전스(29)

한번의 실수는 병가상사(兵家常事)라고 한다. 전쟁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수없이 반복되는 것으로 한두 번의 승패가 전쟁의 승부를 가르지 못한다는 이야기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패장을 위무(慰撫)하기에는 이보다 좋은 말은 없어 선비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많이 사용하는 말이다. 그러나 마침 한두 번의 싸움이 운명을 결정짓는 것이라면 사안의 중요성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것이며 결과의 책임은 엄중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황우석교수의 생명공학분야의 연구 성과의 진위를 놓고 국민이 분열되고 있다. 이미 국민들은 생명공학분야 전문가들이 되어 한마디씩 내 놓는다. 흑백의 논리 속에서 일천한 지식으로 상대의 의견을 막아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러나 결과는 분열밖에 없다.

이미 한국은 부담전가의 증상이 만연되어 있는 사회이다. 긍정적 사고의 틀 속에서 원인과 결과의 순화로움이 경제적 효과, 사회문화적 효과를 내면서 국부를 창출해야하는 시스템이 필요하지만 부정적 사고의 틀이 너무 강해져 있다. 따라서 자유와 방종의 구분이 없어, 책임 없는 자유를 누리는 사람이 늘어가고 있다.

속칭 ‘아니면 말고’, 또는 지난 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던 ‘개똥녀’에 대한 질타 현상 등이 바로, 우리 사회를 반영하는 것이다.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는가? 우리는 사회의 발전을 위해 개인의 의견을 내 놓는다. 그러나 마음속에는 결과에 대한 기대가 없거나, 관심이 없는 경우도 많다. 그저 구성원의 눈치에 못 이겨 행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가끔은 헤밍웨이 같은 능력 있는 작가가 있어,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아 블루오션(Blue Ocean)으로 옮겨 놓으면 참 좋겠다는 의지(依支)가 생기기도 한다.

이제는 그러한 틀에서 벗어나야한다. 서두에 언급한 것과 같이 결과의 책임은 엄중해야 하지만 진지해질 필요가 있다. 같은 탁자에서 대화를 한 사람도 돌아섰다 다시 만나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마당에 그 복잡한 일들의 진실이 쉽게 밝혀지겠는가. 이미 우리사회가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어떤 범죄결과의 발생가능성을 인식(예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의 발생을 묵인하는 ‘미필적 고의’ 현상을 단번에 거두어 낼 수 없다.

사회를 리드하는 정치인, 언론 및 방송인, NGO, 공무원 그리고 지식인들이 앞장서야 하겠지만 오히려 가십(gossip)을 만들고 선동하는 측면이 없지 않다. 보통 국민은 잘 모른다. TV, 신문 같은 매체를 통해 잠시 알게 된 사실을 가지고 자신의 의지인양 이야기하는 것이다. 옳은 것도 시비를 걸면 그르게 되고, 귤도 환경이 나빠지면 탱자가 된다고 하지 않는가. 사회의 부작용(예기치 않은 결과)이 지속적으로 도출이 된다면 국민은 중독성(Addiction)에 빠지게 될 것이다.

부디 사회의 리더는 문제의 징후를 만들지 말고, 징후가 보이면 징후의 교정을 하여, 문제가 발생되지 않도록 하길 바라며, 경험과 노련미를 살려 사회 공동의 비극이 없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오상영 충북SW협회장(에이다컨설팅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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