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김길수 / 청주 중앙장로교회 담임목사

그리스도인의 삶은 예수님을 닮아가는 삶입니다. 예수님은 하늘보좌를 버리고 이 땅에 인간으로 오셨습니다. 그리고 인간보다 더 낮아지심으로 사람을 섬기고, 세상을 섬겼습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셔서 죄인들이 받는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죄가 없는 분이기에 굳이 세례를 받을 필요가 없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낮춰 죄인의 자리까지 낮아지셨습니다. 예수님이 세례 받으신 것은 낮아짐이요, 겸손이요, 희생입니다.

예수님께서 세례 받을 때에 놀라운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첫째는 하늘이 열리고 성령이 임했습니다(막 1:10). 하늘은 아무에게나 열리지 않습니다. 자기를 희생하는 사람에게 하늘이 열리고, 자기를 낮추고 죽는 자리까지 가는 사람에게 하늘이 열리고 성령이 임합니다. 하늘이 열리고 성령이 임하면 역사가 일어납니다. ‘한 알의 밀알이 땅이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요 12:24)한 것처럼 죽고 희생하면 우리의 삶에 열매가 있습니다. 우리의 문제는 죽지 않으려고 하고, 희생하지 않으려는데 있습니다.

우리 시대의 문제는 내가 죽으려고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죽어야 한다고 하는데 있습니다. 내가 먼저 희생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희생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는 가정 파탄과 노사갈등,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확실한 것은 내가 죽지 않고 내가 희생하지 않으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사회 각 분야의 갈등을 해소하는 길은 남에게서 찾을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희생하고 내가 먼저 섬기는 섬김의 바이러스가 퍼질 때 갈등은 해소되고, 분열은 봉합되며, 문제는 해결될 것입니다. 내가 먼저 희생하고 섬길 때 가정이 새로워지고, 세상이 아름다워지고, 우리 나라가 풍요하게 될 것입니다.

둘째는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실 때에 하늘로부터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하는 음성이 들렸습니다. 자신을 낮추고, 자신을 희생할 때에 하나님께서 사랑한다고 하면서 기뻐하셨습니다. 자신을 낮추는 사람이 하나님의 사랑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자신을 희생하며 겸손한 사람이 하나님을 기쁘게 할 수 있습니다. 내가 살아서 소리 지르고, 나를 주장하면 하나님께서 사랑하지 않습니다. 내가 먼저 죽어야 할 때에 죽지 않고 살아서 꿈틀거리면 세상이 더 혼란스러워지기에 하나님께서 기뻐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지 않는 사람은 사람들도 기뻐하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하나님을 기쁘게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도 유익을 주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모두 다 대접을 받으려는 세상이요, 모두 다 높아지려는 세상입니다. 그러나 대접 받으려고 하고, 높아지려는 삶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오히려 예수님처럼 낮추고 섬길 때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겸손이 힘이고, 섬김이 능력입니다. 예수의 섬김, 예수의 겸손으로 무장할 때에 열매 맺는 삶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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