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김용은 / 원불교충북교구 사무국장

언젠가 나는 현실경계가 나를 괴롭힌다는 생각(착각)을 하며 살았다.

어느 날 일어나는 마음을 책임지고 보니 현실경계에 대한 나의 생각(분별주착)이 나를 괴롭힌다는 사실에 눈을 떴다. 이는 너무도 중요한 것이었다.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 경계가 아니고 경계에 대한 나의 생각이 나를 괴롭힌다는 깨달음은 나 자신을 깊이 성찰하게 하였다. 내가 지니고 있는 사념(생각 또는 분별주착)의 구름이 걷혀야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볼 수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만나는 친구가 잘난 체 한다. 자기자랑을 많이 한다. 화를 잘 낸다.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비난한다. 욕심이 많고 이기적이다. 이러한 모습이 보여 답답하고 속상할 때 사실은 내가 잘난 체 하고 자기자랑을 많이 하며, 화를 잘 내고,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비난하며, 욕심이 많고 이기적임을 보게 된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나는 이를 나쁘다고 분별하며, 고치고 변화시키려고 하였는지 모른다. 내가 보기 싫어하는 나의 모습을 지닌 사람을 만나면 화가 난다. 다른 사람(경계) 때문이 아니고 나의 문제로 마음이 요란해지는 것이다. 여기서 깨어나야 한다.

상대가 보여 주는 나의 문제를 나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나쁜 것으로 분별하여 보게 되면 바로 나는 이를 포장하려 한다. 겸손한 사람이 되려하고 남을 배려하는 사람, 화를 안내는 사람, 욕심이 없는 사람, 이타적인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도 그렇게 되기를 기대하고 바란다. 이러한 나는 만들어진 관념과 허상의 나, 에고의 나, 거짓나일뿐이다. 이는 뿌리가 없으므로 늘 다른 사람이 알아주고 인정해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화를 내고 속상해 한다.

또한 있는 그대로의 나와 상대에 대해서 준엄한 심판자가 되고, 나의 문제를 상대에게 투사하여 상대의 꼴을 잘 보지 못하고 용납하지 않는다. 늘 갈등이 계속 될 것이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내가 상대를 비난하고 겸손하지 못하며 건방지고 위선자인 나를 수용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비난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겸손하며 진솔한 사람이 되려고 부단히 노력하였다. 나 자신도 모르게 분별주착의 심판자를 두어서 나와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고 무시하며 끊임없이 바꾸고 고치려 하였다. 이것이 고통이었다.

이제는 상대를 비난하고 겸손하지 못하며 건방지고 위선자인 나를 소중히 수용하기로 하였다. 그 경험을 통해서 큰 배움을 얻고 그 속에서 남을 사랑하고 겸손하며 진솔한 나를 발견하는 깊은 평안과 기쁨을 누렸다.

결국 내 마음의 방향을 잡고 경계를 당하여 마음을 잘 쓰는 것이 수양이며 그 축척된 수양이 바탕이 되어 마음의 편안을 얻을 것이다. 지금 내 마음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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