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여성개발원(원장 김인숙)의 제2차 여성불자 108인 가운데 청주에서는 사회운동 분야에서 오선주(71) 전 청주대학교 법과대학장이,포교신행 분야에서는 김상문(54) 청주불교신행회장이 선정됐다.‘여성불자 108인’은 불교여성개발원이 여성불자들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불교 여성 지도자를 발굴하기 위해 2003년 제정한 것으로 교육과 포교신행,자원봉사,문화예술 등 모두 12개 분야에서 108명을 선정하고 있다.오선주 교수과 김상문 회장을 만났다

“생명절대 원칙은 자비심이 바탕” 오선주 前 청주대 교수 지난 80년 청주대 법과대학 최초의 여교수로 부임한 오선주 교수.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한 오 교수는 여자가 왜 법대를 가서 그것도 형법을 전공하느냐는 주변의 만류에도 법학도의 길을 걸었다.이후 지난 2003년 객원교수를 끝으로 대학을 떠나기까지,청주대 법과대학의 유일한 여교수이자 최초의 여학장으로 이름을 남겼다. 불교여성개발원의 108인 선정은 오교수에겐 사실 이번이 두번째다.첫회 선정 당시 명단 공개를 사양해 발표되지 않았지만 두번째 제의는 ‘잘 나지도 못한 사람,관심가져주는 것이 고맙지’라는 생각이 들어 수락했다. “나는 평생을 학계에서 보낸 사람이에요.종교인이라고 내세울만큼 수양을 쌓은 것도 아니고 불교를 깊이 있게 연구한 것도 아닌데 성스러운 숫자인 108인에 포함되기에는 내가 자격이 안된다고 생각했죠.” 오 교수는 첫회 선정 시 사양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그러나 108인 선정이 불자로서의 역할을 요구하는 것이라면 이제는 능력껏 일해보고 싶다는 얘기도 덧붙인다. 현재 오 교수가 가장 관심 갖는 부분은 불교문화재 보존.낙산사가 불타버린 일이나 노변의 석탑이 허술하게 관리되는 것 등이 가슴아프다고 말한다.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내가 먼저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생각을 정리하다보니 남을 포용하는 마음이 커졌다’는 오선주 교수.형법의 생명절대 원칙 역시 불교의 자비심이 바탕이라고 설명하는 그녀는 99년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의 위패를 법주사에 모신 후 불교에 귀의하는 마음도 더욱 깊어졌다고 했다.오 교수의 바람은 모든 사람이 마음의 평화를 얻고 자비심 속에 남을 용서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이다.
“노스님·불자 위한 복지회관 건립 꿈”
김상문 청주불교신행회장

“내가 아플때는 밑에서 받고 내가 성할때는 윗분들한테 베푸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오갈데 없는 노불자들과 노스님들을 위한 복지회관 건립이 꿈입니다.”

지난 95년 송광사에서 진행된 수련기간 중 김상문 회장(청주불교신행회)은 처음으로 복지사업을 하겠다는 평생의 ‘원(願)’을 세웠다.

맘이 약해져서 도움의 손길을 보내오는 곳으로 쉽게 종교를 바꾸는 노인들을 보면서,또 법당이나 상자(箱子·제자)도 없이 부처님의 법을 행하는 몇몇 스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때 받은 감동이 꿈으로 바뀌었다는 것.신행회 회장를 맡기 시작한 것은 단체를 함께 이끌어온 신호식 회장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2003년 이후다.

“한 푼의 운영비도 없이 매주 한번씩 법회를 여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더구나 스님도 아닌 나를 뭘 보고 보시를 하고 후원을 하겠습니까.부처님의 덕으로 지금까지 살고 있습니다.그리고 지금의 활동은 그 덕을 회향하는 것입니다.”

판공비 한 푼없이 쏟아 붓기만 한 활동이었지만 김 회장은 투명한 운영과 정직한 포교활동으로 이룬 안정이 마냥 기쁜 눈치다.

“16년전만해도 나는 시골의 촌 아줌마와 다를게 없었어요.몸도 약했죠.그렇지만 신행회 활동을 하면서 달라졌어요.어떤 사람들은 나를 보고 독하다고 합니다.맞습니다.나는 부처님 일하고 봉사하는데는 정말 독하게 합니다.”

누군가를 미워하면 내가 더 큰 업을 지게 된다는 것이 그녀의 철학이다.또 욕심을 버리면 어렵고 외로운 이웃들에 대한 보시도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한다.결국 김 회장의 복지회관 건립 꿈과 지금의 포교신행은 모두 스스로의 마음을 닦는 일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김 회장은 청주미평고등학교 종교지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8명의 독거노인을 보살피면서 혜능보육원에 봉사를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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