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맛있는 장 담그기>

▲ 단백질이 풍부한 콩으로 만든 메주로 소금물에 띄워 볕좋은 곳에서 숙성시키면 구수하고 맛좋은 간장과 된장이 만들어진다. 이때 숯과 고추를 띄우면 살균작용과 냄새 흡수작용을 한다.
장 담그는 계절이 왔다.

따뜻한 아랫목을 차지하고 이불 안에서 띄운 메주 덩어리,다시 새끼줄로 묶어 대롱대롱 매달아 띄우면 구수하면서도 특유의 짙은 향을 풍겼다.지금은 사라져 버린 추억이지만 여전히 손맛을 잊지 못하는 가정에서는 직접 메주를 띄우고 그것으로 장을 담근다.

예전에야 흔하디 흔했던 새끼줄도 이제는 무농약 논에서 생산된 짚을 구해서 써야 하니 번거로워진 탓도 있겠다.

메주와 된장이 짚을 좋아하는 세균과 곰팡이,효모가 작용해 만들어진다는 것을 아는 촌로가 얼마나 되겠나.몸으로 익히고 배운 생활의 지혜인 것이다.

장맛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메주다.콩을 무를 정도로 삶아 찧은 다음 뭉쳐 띄워 말린 그것.간장과 된장,고추장 및 여러 장류의 원료가 된다.메주를 소금물에 띄우면 여러 성분이 녹아 나오는데 여기에서 간장을 떠내고 남은 되직한 것,그것이 바로 된장이다.음식의 간을 맞추는 기본이면서 김치와 함께 한국의 대표적 발효식품인 된장.왜 좋은지 알아봤다.

▶슬로우 푸드식 음식문화를 위해

각종 소스와 케첩,화학조미료가 입맛을 다스리고 있는 요즘,슬로우 푸드식 음식문화를 고집하는 사람들에겐 전통 된장과 고추장,간장만큼 구수하면서도 몸에 좋은 천연 조미료가 없다.

패스트푸드에서 등을 돌리고 있는 웰빙형 건강족들 사이에서 최근 몇 년 사이 우리의 전통 발효식품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우리 장문화가 음식문화를 바꿀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획일화되고 간편하며 스피드한 서구식문화와 달리 우리 음식은 메주를 뜨는 사람과 된장에 따라서,또 요리하는 사람의 정성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다.

된장의 기본 재료는 콩과 소금.된장은 메주를 만드는 과정과 메주를 숙성 시키는 과정,메주에서 간장과 된장 등의 장을 만들어 내는 3단계를 거쳐 만들어진다.특히 메주를 뜨는 메주콩이야 말로 된장의 가장 기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콩 이소플라빈은 ‘암 예방 효과’

흔히 백태,백두라고 불리는데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고 불릴만큼 단백질이 풍부하다.전분이 적은데다 식물성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는 콩은 필수 아미노산이 많이 함유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식물성 지방 함량이 20%로 높고 80% 정도가 불포화 지방산이어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콩이 함유하고 있는 탄수화물 중 올리고당은 대장에 유익한 비피더스균의 성장을 촉진하며 식이섬유는 수분 흡수,숙변과 콜레스테롤 제거에 유익한 역할을 한다.더구나 콩의 탄수화물은 유당이 전혀 없기 때문에 유당불내성이 있어 우유를 마시면 설사를 하는 사람들이 영양원으로 사용해도 좋다.

이 밖에도 콩은 비타민 B1과 E를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지용성 비타민으로 항산화제 효과가 있는 토코페롤과 레티놀 등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콩의 기능성 효과를 나타내는 성분은 많지만 그 중 이소플라빈은 천연 암 예방 물질로도 불린다.

식물성 에스트로겐으로 여성의 갱년기 이후 장해에 매우 좋으며,노인 치매 등 노화 방지,산화 독 제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사포닌,피트산이나 폴리페놀과 같은 항암성 물질 등이 함유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맛있는 된장 만들기와 장독 관리

두류에는 소화효소 중 하나인 트립신 작용을 방해하는 물질이 있어서 소화를 방해하기도 하는데,콩을 잘 못 먹는 사람들 조차 된장은 콩을 삶아 메주를 만들기 때문에 열에 약한 이 물질이 작용하지 못해 소화를 잘 시킬 수 있다.

된장은 우선 좋은 메주콩을 선별해 물에 넣어 불리고 끓인후 식혀서 분쇄를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메주를 볏짚으로 발효를 시키고 건조화 다시 발표,숙성 과정을 거치면 맛있는 된장이 완성된다.

집집마다 혹은 지역마다 발효기간이나 숙성기간,건조기간이 다르기 때문에 장맛이 다 다르다.냄새도 나고 번거롭기 때문에 점차 직접 된장을 담가먹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지만 일본의 낫또처럼 전통 된장이나 청국장을 간편하게 개발해 보급하려는 움직임도 있으니 기대해도 될 듯하다.

※ 짤막 상식

▶유당불내성 = 우유등에 함유된 유당(lactose)의 대사에 이상이 있어서 우유 등의 유당섭취 후 1~24시간 이내에 복부팽창,경련,설사,불편감 등이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조상들의 된장독 관리 = 파리나 벌레들이 된장을 먹기도 하고 알을 까 놓기 때문에 조상들은 반드기 된장독 입구를 망사나 거즈로 막았다. 또 볕이 잘 드는 곳에 장을 담가 두고 새끼를 꼬아 항아리 둘레에 금줄을 치고 버선본을 거꾸로 해서 붙여놓았다고 한다.이는 벌레와 균의 침입을 막기 위한 것으로 벌레가 새끼줄을 타고 돌다가 밑으로 떨어져 버선목 속으로 들어가 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주술적인 의미가 있었다.장 항아리에 숯과 고추도 띄웠는데 숯과 고추가 살균 작용과 냄새 흡수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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