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장애인들의 유쾌한 공동체 이야기
지금 이대로도 괜찮아|사이토 미치오 지음, 태욱 옮김|삼인

일본 정신장애인 공동체 ‘베델의 집’을 취재한 르포이다.분열과 함께 살며 자기 자신과 화해하는 사람들,이 책의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정신병으로 오랫동안 괴로워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고생이 가득 차 있는 삶 속에서 살아가는 힘을 얻는다.이곳에서는 마음 놓고 땡땡이 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누구도 배제하지 않으며,내려가는 삶을 지향한다.약해도 괜찮고,문제투성이어도 괜찮다. 지금 이대로 약함을 유대로 이들은 유쾌한 공동체를 일궈간다.

병이나 생활의 어려움으로 나날이 신음하던 사람들이 모여 산지 20여년.‘베델의 집’의 힘은 ‘그대로도 좋다’는 풍요로운 인간관계에 있다.그들은 각자의 삶의 방식을 인정하고 서로의 약함을 인정하며 불가사의한 희망을 싹틔운다.이미 인생의 달인이 돼 버린 이 사회 약자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290쪽/1만원.


서민들의 슬픔과 희망을 새긴 판화가
희망을 새긴 판화가 오윤|성완경·허진무 글|나무숲

지배권력의 억압에 희생당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판화에 옮겨온 민중목판화 1세대 오윤.그는 우리 민족의 신명이 담긴 탈춤과 민속놀이,판소리 현장을 찾아다니며 우리 얼을 판화로 되살려냈다.

지난 1986년 40여년의 짧은 생을 마감했지만 그의 역동적 삶과 작품은 여전히 굴곡진 삶의 현장에서 활력을 주고 있다.이 책은 박수근과 이중섭,김환기,백남준 등 근현대 한국 미술사에 길이 남을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세계를 조명한 ‘나무숲 미술관’ 시리즈의 12번째 책이다.

가난하지만 활기넘치는 서민들의 삶,옛 시대의 아름다움 등 그의 판화는 모두가 평등하고 행복한 세상에 대한 염원을 표현하고 있다.농부가 되고 싶은 소년이 고통 받는 사람들을 그리고,옛 것의 아름다움을 깨우쳐 가며 민족과 통일을 노래하기까지의 과정이 그의 판화작품과 함께 소개 돼 있다 48쪽/9천원.



삶과 죽음의 경계에 존재하는 詩
배추 속잎 고갱이|김주석 시집|고요아침

인간의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존재하는 그것.김주석 시인의 시는 그 경계에서 인간이 존재하고,인간이 존재함으로써 문학이 존재함을 일깨운다.시인은 또 ‘시는 자기를 드러내는 행위이다.어떤 방식으로든 간에 말이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술회이든 표상이든 간에' 라고 말하며 누구나 시를 가슴고 품고 살고 있음을 역설한다.

그러나 누구나 다 시인이 되는 것이 아니듯 시는 삶일 수 있지만 삶이 다 시는 아니다.시집 첫머리에 소개된 ‘시조시인 부적씨의 일일’이 자기 삶에 대한 시인의 성찰을 엿볼 수 있는 시라면 ‘내 기억의 한 세포를 도려내어’는 심장에 비수처럼 꽂히는 촌철살인의 단형시조로,유서를 통해 살아 있는 자의 기억을 지배하려는 욕망을 투사한다.김 시인은 영혼과 육체의 이야기를 통해 삶과 죽음에 이르러 시작되는 또다른 생을 주목한다.112쪽/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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