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영의 디지털 컨버전스 (37)

오상영 / 충북SW산업협회 회장(청주대 교수)

지난 2월,동계올림픽에서 보여준 한국선수들의 파이팅은 금메달보다 값진 한국인의 저력을 보여주었다.또한 16세의 김연아선수가 보여준 피겨스케이팅은 세계적인 환타지아(fantasia)였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보여준 대한민국의 위치는 몇 번이고 되새겨도 지루함이 없는, 온 국민의 힘이 된 쾌거였다. 미국을 넘고, 일본을 꺾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고단한 국민들에게 엔돌핀을 샘솟게 하는 보약과 같았다. 특히 애너하임의 천사 야구장(Angel Stadium)의 천사는 미국인이 아닌 한국인이었다.

외국에서 고생하는 한국인에게는 천만금보다 값진 것이다. 메이저리그 야구의 공식홈페이지(MLB.com)의 J.스트리트 기자는 깨알 같이 작은 부제(sub title)의 내용에 “도대체 이들이 누구인가?”라는 역설적 의문문을 실었다. 놀랐다는 이야기이겠지만 1988년 하계올림픽, 2002년 월드컵, 2006년 동계올림픽 등, 4년마다 한국의 위치를 보고도 이제야 놀랐다는 이야기인가.

즐거운 소식은 넘칠수록 좋다. 지난 16일, 충북지식산업진흥원(원장 김홍기)에서는 충북 소프트웨어(SW)기업에게는 또 한번 즐거운 소식을 접했다. 공식적으로는 처음으로 충북소프트웨어산업진흥을 위한 사업설명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그 동안 충청북도가 IT산업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소프트웨어 관련 중앙부처 산하기관이 충북지역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이 있긴 하였지만 소프트웨어산업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 시스템을 보인적은 없었다.

사업설명회 준비는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한 것으로 보였다. 2006년도 SW산업진흥 사업을 설명하는 이재숙 팀장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 그 만큼 자신 있다는 이야기이고, 또한 사업설명회를 하고자 한다면 일차적으로 사업비를 두둑하게 책정해야하기 때문에 그의 목소리가 이미 많은 준비가 완료됐음을 시사하는 복선이었다.

사실 그 동안 충북 소프트웨어산업에 대해 너무 일천함만을 주장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미 창업한 소프트웨어기업이 80여개가 넘었으며, 전국 최초의 지역 SW산업협회가 창립된 것은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증거였다. 이에 증명이라도 하듯 충북지식산업진흥원은 지난 1월, 충북 SW특화를 위한 사업비를 전국 16개 광역시도 단체 중에 4위 수준(17억원)의 사업비를 배정 받았다.

이러한 사업비 배정은 제안서를 잘 쓴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제안서에 삽입할 만한 자산이 있으므로 가능한 것이다. 즉, 충북 SW산업은 지역 특화사업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필자는 충북SW산업협회 회장을 맡으면서 늘 진퇴양난의 길목에 서 있었다. SW기업이 너무 빈약하다는 세인들의 말을 들었지만 그렇지 않다는 부정하기에도 증거가 부족했다. 그렇기 때문에 충북 지역에서 SW산업은 자칫하면 계륵(鷄肋)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SW산업이 먹자니 먹을 것도 없고, 버리자니 아까운 닭의 갈비 정도로 인식된다면 SW기업의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3년간 소프트웨어 기업의 수, 종업원 수, 매출액 등 상당한 발전을 가져오고 있다. 특히 지방정부 사업에 대해 지역 기업의 수주 율이 점차 커지고 있다. 또한 지역 기업의 신뢰도도 점점 향상되고 있다.

산이 막히면 굴을 뚫고, 물에 막히면 다리를 놓으라는 말이 있다. 피해가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면 못 할 것이 없다. 부디 금번 충북지식산업진흥원이 보여준 충북SW산업 진흥을 위한 행사가 충북의 SW산업이 충북을 이끌어갈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도록 SW기업의 많은 노력이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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