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 모든 사람들이 가장 원초적이고 근본적으로 누리고 싶어하는 권리다.

특히 남녀노소를 초월해 넒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대중문화는 서로간의 가슴을 따뜻한 정으로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해 어려운 때일수록 대중문화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지난 24일과 25일 중부매일 주최로 충주와 제천에서 열린 ‘3인3색 콘서트’는 우리 생활속에서 대중문화가 왜 꼭 필요한지를 잘 보여준 계기였다.

정장차림에 넥타이를 맨 기관ㆍ단체장들이 체면을 벗어 버리고 무대에 선 가수와 어울려 박수를 치고 노래를 따라 부르는 모습은 평소에 자주 보지 못했던 광경이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모처럼 갖은 모양을 내고 공연장을 찾은 새색시와 환갑을 앞둔 주부들이 아예 기립해 어린애처럼 환호하는 모습도 너무 익숙한 모습으로 비쳐졌다.

수줍은 여성들이 처음 보는 외간남자와 손을 잡고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도 공연장이기 때문에 용서가 될 수 있었다.

공연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성과 연령을 떠나 대중문화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모두 하나가 됐다.

이시종 국회의원은 공연이 끝난 뒤 “이런 진한 감동은 평생 처음이었다”며 “잠시나마 추억속으로 떠난 여행이었다”고 표현했다.

이번 공연은 ‘충북 북부지역은 문화수준이 낮아 아직 유료공연은 모험’이라는 일부의 우려를 불식시킨 것은 물론 문화도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계기가 됐다.

이 지역 주민들 역시 문화를 누리고 싶어하는 마음은 간절하지만 양반의 고장이라는 보수적인 특성 때문에 이를 표현하는데는 다소 인색한 편이다.

이 때문에 북부지역 주민들의 가슴속에 잠재돼 있는 문화적 갈증을 어떻게 해소해 주느냐 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로 남게 됐다.

이제 자치단체와 매체들은 이들을 문화의 공간으로 이끌어 내 문화의 기회를 평등하게 제공하는 것을 자신들의 역할이자 의무로 받아들여야 한다.정구철/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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