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피아 단원이 누나의 외도를 응징하기 위해 총으로 살해하려한 사건으로 이탈리아가 충격에 빠졌다고 영국의 더 타임스가 27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칼라브리안 마피아 조직 `엔드랑게타' 단원인 지오바니 모라비토(24)가 지난 26일 자신의 누나 브루나(32)가 애인의 아이를 낳은데 대한 응징으로 그녀에게 총을 쏘았다고 밝힌 뒤 칼라브리아 경찰서에 자진출두했다.

그는 시칠리아의 메시나에서 누이의 얼굴에 4발을 쏜 뒤 피를 철철 흘리며 쓰러진 누이를 그대로 내버려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경찰 진술에서 뉘우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으며 결혼한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의 아이를 낳은 누이를 죽이려 한 것은 명예에 관한 문제이며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링고'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모라비토는 당초 누이의 등을 쏘려 했으나 그녀가 돌아서는 바람에 얼굴을 쏘게 됐다면서 임신한 여자를 죽이지 않는다는 마피아 규율에 따라 누이가 아이를 낳을 때까지 기다렸다고 태연하게 말했다.

브루나는 현재 머리에서 두 발의 총알을 빼낸 뒤 사경을 헤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모라비토가 단독범행임을 주장하고 있지만 마피아 조직 상부의 지시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모라비토의 누이 살해 기도가 단지 외도 때문만은 아니며 부르나가 마피아 조직에서 이탈하려 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모라비토와 브루노는 엔드랑게타 조직의 일원이며 두 사람의 삼촌 페페 모라비토(72)는 칼라브리아 아프리코 마을의 모라비토 가문 수장으로 15년간의 도피 생활 끝에 2년전 체포됐으며 '돈 페페 우 티라드리투'(공정한 사람 페페)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브루나는 법학을 전공해 학위를 받은 뒤 메시나의 정부측 변호사로 취직했으며 남편과 별거하고 메시나 경찰서에서 일하는 한 민간인과 사귀었으며 남편과 이혼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유명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이번 사건에 대해 "100년전 시칠리아의 뒷골목에서 성행하던 끔찍한 일들을 떠올리게 한다"고 논평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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