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좌완투수처럼 껍데기의 나선구조가 왼쪽으로 나 있는 달팽이들은 생존경쟁에서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예일대 지질학자 그레고리 디틀 등 연구진은 영국생물학회지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서 약 1천800개의 달팽이 화석을 대상으로 포식자인 Calappa flammea게의 공격을 받은 상처를 조사한 결과 오른쪽 나선구조의 달팽이들에게서 훨씬 더 많은 공격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 게들이 오른쪽 집게발만 달팽이 껍데기를 벗길 수 있는 구조로 돼 있고 집게발에 나 있는 특수한 이빨도 오른손잡이용으로 만들어진 깡통따개처럼 생겨 있어 왼쪽 나선구조의 달팽이 껍데기를 벗기기가 매우 힘든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게들이 오른쪽 나선구조에 비해 희귀한 왼쪽 나선구조 달팽이를 공격하는 데는 익숙치 않아 "푸줏간을 지나치는 채식주의자 같은" 모습으로 아예 공격을 포기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학자들은 그러나 이처럼 생존에 유리한 조건을 가진 왼편나선 달팽이가 전체의 1% 밖에 안 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짝을 구하기가 힘들어 계속 희귀상태를 유지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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