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 2명, 유모 3명, 무장경호원들, 전용 요리사, 디럭스 캐러밴, 무제한 퍼스트클래스 항공권, 금연 운전기사 딸린 리무진, 컨버터블 자동차, 프레지덴셜 스위트급 방, 개런티 650만 파운드(약 110억3천만원)...

이 명세서는 할리우드 여배우 샤론 스톤이 '원초적 본능 2'를 촬영할 때 영화사측에 요구한 조건들 중 일부다. 스톤이 요구한 전체 명세 내역서는 무려 5쪽에 이른다.

이렇게 톱클래스 배우들은 개런티 외에 상상을 초월하는 온갖 요구사항들로 영화제작자를 괴롭히고 영화제작비를 치솟게 한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30일 보도했다.

'원초적 본능 2'의 감독과 남자 배우 결정권까지 약속받은 스톤은 또 영화촬영장을 개인 스트레스를 분출하는 장소로도 활용했다.

스톤의 상대역인 데이비드 모리시는 "샤론은 매 장면을 찍기 전에 고함을 지르곤 했다"며 "목청껏 외쳐대는 그야말로 비명"이라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리는 로스앤젤레스의 베테랑 엔터테인먼트 변호사는 "샤론 스톤 없이 속편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스톤이 우월한 위치에 있었다"며 "모두 스튜디오와 스타 사이 힘 겨루기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이런 코믹 호러 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은 샤론 스톤만이 아니다.

짐 캐리는 '에이스 벤추라 2'를 찍을 때 애완용 뱀인 이구아나를 위한 요리사를추가로 요청했다.

데미 무어는 너무나 당당하게 특별 대우를 요구하는 바람에 `기브미 무어'라는별명까지 붙었을 지경이다. 무어는 핸드백을 차곡차곡 세워놓을 수 있도록 특별 짐칸을 가진 비행기를 조른 적도 있다.

실베스타 스탤론은 `데몰리션 맨'의 개봉을 앞두고 뉴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영화사측이 자기 방의 벽 색깔을 노란색이 아닌, 눈에 편한 복숭아색으로 다시 칠해줄 때까지 기자와의 인터뷰를 거절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갱스 오브 뉴욕'을 촬영할 때 매일 한 세트의 옷을 새로 요구했고, 케빈 코스트너는 '와이어트 어프'를 찍을 때 스윙 연습용 야구 내야 구장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금발의 여배우 마릴린 먼로는 영화 출연진 중 자기 이외 다른 금발배우들은 모두 머리카락을 다른 색으로 염색해야 한다고 고집했고, 여배우 조안 크로포드는 세트장의 실내온도를 섭씨 20도로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매일 아침 침대 시트를 새로 갈아주고, 뉴욕타임스 신문을 한 부 넣어달라는 것 이상 별다른 요구를 하지 않은 잭 레먼 같은 점잖은 배우도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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