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괴산군 칠성면 율지리의 한 야산 자락에는 흰색의 꽃을 활짝 피운 세계적 희귀종 미선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 곳은 김병준(57.운천농원대표)씨가 18년동안 가꿔온 미선나무 동산이다.

서울에서 대형 나이트클럽을 운영하던 그는 1989년 도시생활을 모두 접고 귀농생활을 시작, 나무가꾸기에 나섰다.

그는 "나이트클럽을 하면서 적지 않은 돈을 벌기도 했지만 어느날 가지않아야 될 길을 가고 있는 나를 발견해 고향으로 돌아왔다"며 "산소에 갔다 우연히 발견한 미선나무를 보고 흠뻑 빠져들어 대량 육성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나무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그가 세계 유일의 1속 1종의 자생 군락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정도로 희귀종인 미선나무를 번식시키는 일이 쉽지 않아 실패를 반복했다.

10여년간 연구를 통해 미선나무가 자라는 토양조건 등을 알아내고 2000년께 꺾꽂이 번식에도 성공, 이 때부터 대량 육성을 시작해 8그루에 불과했던 미선나무가 이제는 18만그루로 늘었다.

최근 미선나무를 판매하라는 요구도 많지만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미선나무 사랑카페' 동호인들과 학교 등에만 기증할 뿐 절대 판매하지 않고 있다.

그에게는 또다른 꿈이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농장 일대를 미선나무동산으로 꾸며 '진해의 벚꽃 축제'에 버금가는 '미선나무 축제'를 개최하는 등 미선나무를 고향인 괴산군의 상징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는 "미선나무의 그윽한 향기는 어떤 꽃에도 비교할 수 없다"며 "미선나무는 중부권에서 가장 먼저 꽃이 피기 때문에 자치단체가 관심을 갖고 축제를 만든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한 기업체와 함께 미선나무 꽃의 향을 이용한 향수개발에 나서고 있다.
그는 미선나무뿐 아니라 토종 나무에 대한 조예가 깊어 5만여평에서 화살나무 18만그루, 까마귀밥여름나무 5만그루 등 토종 나무 50여만그루를 가꾸고 있다.

"내가 미선나무에 미쳐있는 동안 서울에서 잡일을 하며 자식들을 키워온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그는 "6개월전에 아내가 이 곳에 내려와 같이 나무를 가꿔 힘이 솟는다"며 "미선나무 육성은 내 인생의 최대 과제"라고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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