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서 20대女·인천서 초등생 유괴 돈 요구

20대 여성과 여자 초등생을 연쇄 납치해 돈을 뜯어내려 한 납치범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괴산경찰서는 26일 오후 2시 25분께 증평군 도안면 화성리 도안우체국 앞 도로에서 납치 용의자 김모씨(27·인천시 연수구) 형제를 검거했다.

이들에게 납치됐던 의류점 종업원 L씨(22·여)와 초등학교 1학년생 W양(8·여)은 비교적 건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 형제는 이날 훔친 번호판을 단 흰색 소나타승용차를 타고 이 일대를 지나다 검문검색을 하던 괴산경찰서 김모 경장과 전경대원 2명에게 발각되자 500여m를 달아나다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3일 오후 9시 40분께 단양군 매포읍 가평리 5번 국도변에서 버스에서 내려 귀가하던 L씨를 차량으로 납치해 경기도 일대로 이동했다.

L양의 남자친구 이모씨(22)는 “여자친구와 통화하던 중 ‘누군가 길을 묻는다’고 말한 뒤 비명소리와 함께 전화가 끊겼다”고 말했다.

이들은 다음날 오전 5시 39분께 서해안고속도로 화성휴게소에 설치된 현금인출기에서 L양의 직불카드로 현금 4만원을 인출했다.

이들은 이어 24일 낮 12시 7분께 경기도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 모 초등학교 앞에서 W양을 납치한 뒤 L씨의 휴대전화로 W양의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딸을 데리고 있으니 5천만원을 보내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경부·중부고속도로를 차량으로 이동하며 경기도 평택과 화성 등지에서 W양 부모에게 10여차례 전화를 걸고 W양을 직접 바꿔주기도 했다.

경찰은 납치범들이 L씨의 휴대전화로 W양 부모와 통화한 사실을 통해 L씨와 W양을 납치한 인물이 동일인이란 사실을 밝혀냈다.

이후 경찰은 고속도로 IC 주변에 대한 검문검색을 강화하는 한편 인천경찰청과 공조수사에 나섰다.

인천경찰청은 W양 부모의 신고를 접하고 인천 연수경찰서에 수사본부를 차렸다.

경찰은 현재 이들 형제를 인질강도 혐의로 긴급체포해 범행동기 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용의자 김씨는 경찰에서 “카드 빚 800만원 때문에 동생이 있는 울진에서 만나서 인천으로 가던 중 23일 밤 걸어가던 L씨를 납치했으며 다음날 인천에서 부잣집 자녀로 보이는 W양을 납치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 되는 대로 신병을 W양 유괴사건 관할 경찰청인 인천경찰청으로 인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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