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XX ,너 맞을 래”

이 정도 욕설이라면 초등학생이 싸움질에 앞서 기세를 올리려 던지는 말투가 아닐까 싶다.

이번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전시장 후보간 주고 받은 욕설에서 덕목과 덕망이란 찾을 길이 없다.

사건의 전말은 대략 이렇다. 최근 열린우리당 염홍철 후보와 한나라당 박성효 후보는 대전시 생활축구대회가 열린 한밭운동장에서 체육인들과 인사를 나누는 과정에서 두 후보는 ‘외나무 다리 원수 만나’듯 마주친 것.

여기서 TV 토론 등 선거운동 과정에서 감정이 상한 두 후보는 마침내 정도를 넘어선 상대방 비리를 거론하자 염후보는 “나쁜 XX , 너 맞을 래”란 욕설과 폭언을 했다는 것이 박후보의 주장이고 사과와 함께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것.

이쯤이면 아는 사람이 더 무섭고 살벌한 공방전은 유권자들로 하여금 투표에 앞서 자괴감마저 들게 한다.

이처럼 유권자의 빈축을 사는 막가파식 선거운동의 행태는 두 사람의 관계와 조바심에서 찾을 수 있다.

두 후보는 불과 두 달전만 해도 시장,부시장의 동지였으나 이제는 시장직을 놓고 불퇴전의 한판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두 후보는 그동안 대전시를 이끌면서 누구보다도 상대의 약점을 낱낱히 알고 있다는 점이 폭로의 무게가 실리고 예민한 반응은 혼탁선거가 되고 있다.

여기에다 시장 경험이 많은 염후보가 박후보를 앞선 초반 여론조사 결과는 염후보의 비리문제를 거론하며 흔들기에 나섰고 염후보가 말려들면서 폭로전은 가열되는 양상이다.

또 내친김에 종반전 두 사람은 승부수를 노린 ‘경악할만한 폭로’가 예상되면서 저으기 우려된다.

150만 단체장이 되겠다는 사람들이 ‘저 X은 나쁜 X’이라고 상대를 겨냥하고 그래서 얻는 차악(次惡)을 계산한다면 그것은 오산(誤算)이다.

얼마전 영국 프리미어 리그에서 박지성 선수가 이영표 볼을 가로채 실점하게 만든 뒤 살며시 손을 잡으며 미안함을 전하는 모습은 감동이었다.이들처럼 두 사람의 선전은 기대할 수 없는 것인지.

표심을 흔드는 것은 공약과 정책이다, 그리고 청렴도,행정경험과 ‘감성의 리더쉽’을 갖추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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