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단지입주 기업 7% 불과·87%는 개별입주

<기획> 거대한 쓰레기장 휴폐업공장 (1)

90년대 이후 음성, 진천, 청원등 충북 중부권의 공장설립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무엇보다 수도권과 가깝고 교통인프라도 눈에 띄게 좋아졌기 때문이다.특히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에 인접한 음성군과 청원군은 충북도는 물론 전국 군 단위 자치단체중 기업체가 가장 많이 입주해 있는곳중 하나로 꼽힌다.그만큼 소규모 개별입지공장이 폭넓게 난립해 있다.지난해 말 현재 1천372개의 기업이 입주해 기업활동을 하고 있고 최근 대구-삼척간 동서고속도로 개통이 임박하는등 갈수록 교통망이 좋아지고 있어 공장설립의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무엇보다 음성군 맹동면 주변은 혁신도시 유치등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지역이며 이로인해 기업체 입주도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그러나 1천372개의 기업체중 산업ㆍ농공단지 등 단지화 된 곳에 입주한 업체는 91개(약 7%)에 불과하다.나머지 87%정도(1천281곳)는 우후죽순격으로 무분별하게 산재한 개별입주 기업이다.이들 개별입주업체 대부분 음성지역 9개 읍ㆍ면중 소이ㆍ원남ㆍ음성읍을 제외한 6개의 읍면에 집중적으로 입주해 있으며 이들 6개 읍면에 입주한 기업체들 대부분이 영세기업체로 약 65%정도만 가동되고 있다.나머지 35%는 개점휴업 상태거나 아니면 아예 공장정문에 자물통만 굳게 잠긴채 폐업한 상태다.또 가동되고 있는 업체도 정상적으로 공장이 돌아가는 업체는 50%에 불과할 만큼 영세한 업체가 대부분이다.특히 개별입주업체의 경우 음성지역 곳곳에 난립해 있어 이 지역에서는 ‘음성지역은 차 한대만 다닐수 있는 길만 있으면 공장이 생긴다’고 할 정도로 작은 업체들이 농촌이나 야산 구석구석까지 무차별로 들어서 있다.이류면 일대에 기업도시가 들어서는 충주도 사정은 비슷하다. 총 469개 업체중 산업단지나 농공단지에 있는 업체는 114개 뿐이며 나머지 355개 업체는 개별입주한 소규모 영세공장이다.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지난 2000년 구제금융이 기업체에 지원되기 전까지는 휴폐업공장이 산재해 있었으나 지난해 기업도시로 지정된 이후 상당수 공장이 매각됐거나 아파트 부지로 개발됐으며 현재는 13개 업체만 문을 닫은 상태다.최근 오창면, 옥산면, 강외면, 강내면, 내수읍등 동북지역에 개발붐을 타고 있는 청원지역도 마찬가지다.행정중심복합도시가 들어서는 연기ㆍ공주에 인접해 있고 고속전철 오송역이 호남분기역으로 확정되면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청원군은 공장이 무려 1천376개에 달한다.하지만 공단이나 농공단지에 입주한 137개 업체를 제외한 1천230개업체는 농촌이나 도로변, 임야등에 흩어져 있는 개별입지 공장이다.청원지역은 워낙 입지조건이 좋다보니 휴폐업업체가 73개로 음성군에 비해선 많지 않지만 마구잡이로 쓰레기를 투기하는 폐기물업자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어 종종 민원이 발생하기도 한다.이처럼 지역 곳곳이 업체들로 무분별하게 난립되면서 여러가지 문제점이 드러나 자치단체의 현안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무엇보다 환경문제가 가장 큰 문제점으로 부각되면서 주민들과 잦은 마찰을 빚고있다./기획취재팀 <인터뷰> 충주상의 김창영 조사부장
“지방선거를 앞둔 요즘 광역·기초를 막론하고 단체장 예비후보자들은 일자리를 몇만개씩 창출한다고 공약합니다.그러나 곳곳에 용지와 기계만 있을 뿐 제대로 가동하지 않는 공장들을 어떻게 일으켜 세우겠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충북 중·북부지역 기업체 현황과 경제동향을 오랫동안 지켜본 충주상공회의소 김창영 조사진흥부장은 기업도시나 혁신도시 추진도 중요하지만 각 자치단체가 처해있는 여건을 제대로 파악하는게 급선무라고 진단했다.

그는 우수기업 유치와 입주 등 외생변수에 의존해서는 기업도시·혁신도시의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며 기존 개별 입주업체를 기저로 깔고 새로운 전략을 짜야 실질적 지역경제활성화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김 부장은 “충주시가 기업도시 시범지역으로 선정됐으나 다른 신도시의 예를 보더라도 정상 궤도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급한 것은 워크아웃 상태로 방치된 것이나 다름없는 업체의 새주인을 찾는 작업, 판로가 막막하고 거래처마저 끊긴 업체들에게 각종 정보를 제공해 수익률을 높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장은 개별입지 공장과 관련해서 “집적의 이점도 있지만 개별입지의 장점도 분명히 있다”면서 “그러나 도내 개별입지 공장중 사정이 어려운 곳 대부분은 입주당시부터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었”고 지적했다.

즉 “90년대까지 수도권 공장을 팔고 도내 고속도로 인근에 공장을 신축해도 몇배의 시세차익이 가능했다”며 “농지를 전용하고 공장용지로 만들 경우 부동산가치까지 상승했다”고 말했다.

또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파악하지않고 연관 업체와 개인적 친분 등을 들어 공장을 짓는 경우도 있었다”며 “수익모델을 만들지 않으면 점차 판로가 막히고 자금난에 봉착해 휴업이나 폐업을 택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충주의 경우 38번 국도와 동서고속도로 인접한 곳에 개별공장이 많고 지금도 입주문의가 있다”며 “현재 개발호재 등 이유로 통계상 휴·폐업 공장도 몇년 전 보다 훨씬 줄었지만 실제 가동율은 이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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