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진천 모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학교 급식파문은 우리 어린이들의 교육과 생활습관에 대해 많은 것을 시사한다. 과잉체벌일 수도 있지만 잘못된 식생활습관을 고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시각도 있기 때문이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이 학교 영양사 A모(37)씨가 급식을 하는 과정에서 잔반이 섞인 음식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식사도중에 잡담을 하는 학생들에게는 손찌검까지 했다”고 한다. 몇몇 초등학생들은 아예 카메라폰으로 이를 찍어 증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때문에 일부 학부모와 학생들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녀들의 등교를 거부하겠다”며 강경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매스컴을 통해 전국적인 관심을 일으킨 이 급식파문을 보면서 우리는 ‘지나친 자식사랑’에 너무 많은 것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반문하게 된다.

물론 학부모와 학생들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는 간다. 학교급식을 강제로 먹이거나 식사도중 잡담한 학생에게 체벌을 가한 것이 사실이라면 아무리 올바른 교육관을 가지고 있더라고 지도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초등학교 학생들의 식생활 습관은 부모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져야 할 만큼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는 점이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체격은 과거에 비해 좋아졌으나 운동능력과 체력은 더욱 떨어졌으며 비만, 저체중, 빈혈 아토피등의 영양건강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아침식사를 거르는등 불규칙한 식사, 편식 등 영양문제가 크게 늘고 있으며 빈번한 가공식품과 패스트푸드 섭취 및 운동 부족에서 오는 열량 과잉으로 영양문제의 양극화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에따라 2004년도 학생신체검사 결과 초ㆍ중ㆍ고 평균 0.77%인 고도비만율은 정상체중보다 20%이상 초과하는 학생을 모두 조사했던 96년의 경도 비만율(0.71%)을 넘는 것이어서 최근 수 년 사이에 비만학생 증가와 비만 정도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상황에서도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편식을 못하게 할수 있는 부모가 과연 얼마나 될지 궁금해진다. 그저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이라면 패스트푸드든 뭐든 잘먹는것만 보고도 고마워하는 부모가 태반일 것이다.

결국 타학교로 전보된 해당 영양사는 “야채등을 안먹는 학생들이 많아 남긴 음식을 조금씩 먹게했을 뿐”이라며 “이를 위해 남은 음식을 섞지말고 가져오도록 했으며 이를 교사들에게도 알려 지도하도록 당부했다”고 주장한다.

자녀를 사랑하지 않는 부모가 어딨을까. 그러나 사랑하는 자녀의 편식이나 잘못된 식생활 습관을 바로잡기 위해 또는 부모의 말을 무시하는 아이에게 사랑의 매를 드는 것은 고사하고 학교 교직원들도 믿지못하는 세태가 정말 문제가 있는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아이들이 음식을 먹든지 말든지, 식당에서 시끄럽게 떠들건 말건 모르는척 했으면 별탈 없었던 그 학교 영양사가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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