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남부 3군 신앙공동체 모태

보은·옥천·영동 등 충북 남부3군 신앙공동체의 모태(母胎)가 된 옥천성당(주임 곽동철 요한신부)이 올해로 본당 설정 100돌을 맞았다.

20일 오전 10시30분 옥천성당(옥천군 옥천읍 삼양리 158-2)에서는 장봉훈 가브리엘 주교의 주례로 100주년 감사미사가 봉헌된다. 감사미사와 함께 사제 및 신도, 일반인이 함께하는 기념식과 나눔의 잔치도 열린다. 옥천본당은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장기·시신기증 운동과 100가정 돕기 운동을 실시하고 있다.

▶본당역사 한눈에 ‘유물 전시장’

여느 시골성당과 다를 바 없는 옥천성당은 지난 1906년 일제강점기 당시 신사가 있던 자리에 세워진 이후 ‘향수의 고장’ 옥천에서 그윽한 종소리를 울려왔다. 충북지역에 남아 있는 1940년대 천주교 성당 건축물 중에서는 유일하게 남아있는 근대건축물인데다 해방이후 지방성당 건축의 전형적 형태를 보여주고 있어 지난 2002년 2월 28일 ‘문화재청 지정 등록문화재 7호’로 지정됐다.

지난 91년 라틴십자형 형태로 증축된 성전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마루바닥으로 돼 있으며 천장은 장방형이고 제대는 유리화로 둘러싸여 있어 근래 보기 드문 건축 양식이 특징적이다. 특히 98년 본당의 역사를 오롯이 보여주는 유물 전시공간에는 1906년 초대 주임 홍병철 루가 신부가 옥천군 옥천읍 이문동에 본당을 설립한 이후 죽향리 성당을 거쳐 현재 삼양리 성당에 이르기까지 옥천상당의 역사를 읽게해주는 유산 70여점이 전시돼 있다.

죽향리 성당시절 감실·십자고상·종을 비롯해 3대 주임 윤예원 토마 신부가 썼던 가죽털모자, 메리놀회 선교사들이 설치한 십자가의 길 14처, 각종 교리문답집 등 옛 신앙의 향기를 그대로 담고 있다.

▶충북 남부3군 신앙공동체 모태

옥천성당은 특히 충북 남부3군 신앙공동체의 모태가 된 유서 깊은 현장으로 병인박해(1866년) 이후 소백산맥에 숨어살던 신자들이 파리외방전교회 로베르(한국명 김보록) 신부가 전교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듣고 집단 이주해 정착하면서 신앙공동체가 형성됐다.

이후 한국인으로는 열번째 사제인 홍병철 신부가 초대 주임으로 부임하면서 본당이 설정됐고 이어 보은·영동본당과 청산·이원본당을 잇달아 분가시키면서 남부 3군의 모본당이 됐다. 옥천성당에 따르면 현재 대전교구 대흥동주교좌본당(목동본당 전신)의 뿌리도 옥천본당이었다.

옥천성당은 일제강점기 민족과 함께 시련을 겪었지만 48년 김영근 베드로 신부가 7대 주임에 부임하면서 삼양리로 성당을 신축 이전, 활력을 되찾았다. 이후 평양교구 의주본당 주임이었던 변 로이 신부가 54년 부임하면서 성당 신축에 돌입, 100여평 규모의 새 성전을 완공해 화제가 됐다.

옥천성당은 100돌을 맞아 홍병철 루가 신부의 묘역 단장과 빗돌 건립, 성당 대축과 보수를 실시했으며 본당 분가 예정부지 확보를 위한 기금조성사업을 펼쳐왔다. 또 지난 96년 본당 설정 90주년을 맞아 편찬한 ‘옥천본상사’(상)의 하권 편찬을 추진중이다.

옥천성당은 100주년을 맞아 개인 및 가정 본당 단체의 성화를 비롯해 신자재교육을 통한 쇄신과 쉬는 형제 찾기, 전교 등 4대 중점사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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